별빛마을은 70가구 140여명의 주민이 사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조용한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미나리를 키우면서부터다. 마을 주민 김해태씨(56)는 “처음 미나리를 키우던 2003년, 태풍 매미가 와서 비닐하우스를 쓸어 갔다”며 “첫 농사를 망쳤을 땐 미나리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도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미나리는 곧 별빛마을의 희망이 됐다. 미나리 농사가 이듬해 성공을 거두면서 별빛마을의 대표 상품이 된 것. 현재 17가구 정도가 미나리 비닐하우스를 한다. 미나리철인 2월말부터는 미나리를 사기 위해 1시간을 기다리는 손님도 생겼다. 지글지글 토종돼지 삼겹살에 미나리를 싸 먹으면 향긋한 매력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매년 여름 보현산 자락에서는 별빛축제가 열린다. 천문대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별빛마을에서 보는 알싸한 별빛에 취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축제가 열리면 마을에서는 장수풍뎅이 체험, 웰빙 숲 체험, 향토 먹거리 체험 등 농촌체험이벤트를 펼친다. 마을 깊숙한 곳에는 고려시대 탑인 정각리 3층 석탑이 있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한여름 시원한 하늘을 수놓은 은하수와 함께 추억도 그려 넣는다. 올해 별빛축제는 5월 3일부터 2박 3일간 열린다. 별빛마을에는 아예 천문과학관이 생겼다. 보현산천문대는 연구기관이라 출입이 제한되지만 천문과학관에서는 누구나 별에 대해 배우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천체망원경 관측은 물론, 5D 돔 영상관, 우주 축구 게임 등 대도시 못지않은 체험시설이 마련됐다. 별 때문에 유명해진 마을. 유명세를 탔지만 정각별빛마을 주민은 여전히 푸근하고 인심 좋다. 매일 별과 하늘을 품으니 저절로 마음이 깨끗해져서가 아닐까. 별빛마을에 오면 청명한 공기와 향긋한 미나리, 그리고 알싸한 별빛에 빠져들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