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아가며 반복하는 동안
어느듯 중년의 나이가 되어
홀로 비를 맞던 봄도 지나가고
그러나
비.햇살.바람 눈꽃도
나에게는 세월의 지붕이 되어 주지 못했다.
햇살이 뜨거워 땀을 흘리던 여름도 지나가고
갈 곳을 잃어버려 바람도 쓸어 안는 가을도 지나가고
눈꽃이 내려 앉은 상록수에 반해 흔들어 보는 겨울이 오고..
세월에 끌려 먹어가는 중년의 나이는
무언가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찡한 마음은 여진처럼 밀려온다.
하루 하루
순간 순간
더 많은 기쁜 순간을 위해 다른 의미없는 것들을 피하고
작은 것에서 오는 기쁨으로 꿈이 되어 살아온다..
봄이 되면 땅 속에서 피어오르는 많은 야생꽃을 더 만져보고
여름이 되면 언덕에 올라 저물어 가는 붉은 노을을 더 바라보고
가을이 되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단풍산을 더 오르며
겨울이 되면 눈이 내리는 하이얀 세상을 더 안아보고
초봄부터 추운 늦 겨울까지
들로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더 많은 여행길을 떠나고 싶다.
중년의 세월은
힘든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을 알고서
아프면 아픈대로...
사랑한다고 꼭 곁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슬프면 슬픈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마련해준 생일 케익을 자르는 마음이 기뻐서
행복하면 행복한대로...
중년의 나이에
누군가 불러주어
노래를 시켜주면 고만 하라고 할 때까지 부르고
춤을 추라고 하면 신발을 벗고 맨발로 추리라..
이제는
불꽃같은 정열로 사랑하고 채우기보다는 채워주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백만송이 꽃을 안겨 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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