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살아도
일그러진 일상 보다는
해 뜨면 해를 바라보고
달이 뜨면 달을 바라보고
비가 오면 비에 젖어도 보고
누구나 살아가듯 그렇게
같은 하늘 아래 오랜 세월 함께 숨쉬며
당신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나를 위해 사는 내가 아닌
당신을 위해 사는 내가 되고 싶습니다.
내 마음 속에 들어 올 때
시리게 아프고 눈물이 흘렀어도

내 마음에서 나갈 땐
소슬바람처럼 작은 흔들림으로
그렇게 떠나가는 당신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내 곁에 머무르기 전에
난 이미 당신 마음 안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스치는 인연이 아니라
찢기는 고통 안고 살아가는 인연이 아닌
사랑을 머금고 행복한 당신이길 바랍니다.

내 가슴에 영원토록 살아 숨 쉬는 당신
당신이 내 마음 안에 머무르고 있는 한
난 당신을 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스쳐지나가는 바람의 인연이 아니라면
차디차고 쓰린 사랑이라 해도
당신을 품고 살아가는
당신의 사람이고 싶습니다.

왜 이렇게도 보고파 지는 걸까요

오늘도 이렇게 하얀 밤이 시작되고 끝이 없는 당신을 향한 그리움으로
이렇게 또 이렇게 서성이며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릴 가엾은 이름 하나 서 있습니다

당신이라는 사람 앞에 자신 있게 서지도 못하면서 당당하게 소리치지도 못하면서 마음을 전하지도 못하면서
이러다가 말 거라고 생각해 버리는 안타까운 이름 하나 서 있습니다

보고 싶어지면 잠들어 버리고 목소리가 듣고 싶어지면 어지러운 음악을 들어 버리고
그러다가도 슬퍼지면 눈물 한 방울 초대해 함께 하면 되는 그런 쓰라린 이름 하나 서 있습니다

당신을 기억해 왔던 그런 날 만큼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저 한 번 웃어버리고 마는 그런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를 절망이란 이름 하나 서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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