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칼럼] 민주당의 최종적-궁극적 죽음 앞에 바치는 비가(悲歌, elegy)
민주당 '멘붕'의 막장현장, 감금과 觀淫症!
국정원女 오피스텔 습격/감금, 60년 전통 야당 사망직전 내쉬는 마지막 거친 숨
- 최종편집 2012.12.13 14:48:23
- 박성현 뉴데일리 논설위원/저술가의 다른 기사 보기
감금과 관음증(觀淫症)
민주통합당의 멘붕이 이제 막장에 이르렀다.
패배를 받아들일 줄 모른다.
미래를 준비할 줄 모른다.
당이 무너지기 전에 멘탈이 무너졌다.
나는 감히 단언한다.
이 집안에서는 앞으로 어떠한 싹도 자라나오지 않는다.
불임(不妊)의 황폐한 땅이 되었다.
멘탈이 있으면 수습되고 부활하지만 멘탈이 붕괴-해체되었기에 아무런 대책도 세울 수 없다.
대통령 선거가 문제가 아니다.
선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정당조직은 한 번의 선거에 죽고 사는 것이 아니라 유구한 세월 속의 ‘지속적 이해관계’(going concern)를 가질 때에만 유지된다.
민주당에는 이미 아무런 ‘지속적 이해관계’가 없다.
이번 대선에 올인했다.
그것도 너무나 유치찬란하고 비틀린 방식으로.
이번 대선 패배와 함께 민주당은 막을 내린다.
1950년대 중반 신익희와 조병옥이 만들었던 정통 보수 정당이 이제 그 생명을 다했다.
이 글은, 내가 가입한 적이 있는 단 하나의 정당인 민주당의 최종적, 궁극적 죽음 앞에 바쳐지는 비가(悲歌, elegy)이다.
1. 오피스텔 습격/감금 사건
아무런 구체적 증거도 없이 제보 하나만 달랑 믿고 스물 여덟짜리 꽃다운 처녀를 일주일 동안 미행하다가 그녀가 사는 오피스텔을 덮쳤다.
“70 명의 조직이 문재인 비방 작업을 하는 국정원 분실이닷!”
이렇게 발표하면서 ‘문재인TV’라 불리는 캠프 인터넷방송 팀을 대동하고.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그러나 그 집은 실평수가 칠팔평 밖에 안 되는 작은 오피스텔이었다.
처녀의 어머니가 딸의 출퇴근을 위해 사 준 집.
70 명을 때려 넣으면 몸과 몸이 부대껴 질식해서 죽을 공간.
데스크탑 컴퓨터가 달랑 한대.
도저히 ‘국정원의 인터넷 작업 분실’이라고 볼 수 없는 집이었다.
민통당이 조금이라도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조직이라면 여기서 바로 발을 뺐어야 했다.
그러나 더 밀고 나갔다.
판단력이 마비된 증상이다.
처녀의 지갑을 뺏아 주민증을 까고 이를 온 세상에 공개했다.
떼의 위세를 이용한 위협이다.
강탈이다.
개인 정보 침해다.
처녀는 집안으로 숨어서 문을 잠가 걸었다.
의원과 당직자들이 처녀의 문 앞을 막고 가두었다.
불법 감금이다.
하룻밤이 지나 선관위가 “인터넷 여론 공작을 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라고 발표했지만, 감금을 풀지 않았다.
‘민주당’이란 위세를 이용해서 소방관을 불러 문을 따려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의 거부로 무산됐다.
사악한 꾀를 이용한 공무집행 방해이다.
게다가 처녀의 집을 문틈으로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관음증이다.
문에 귀를 대고 (아마도 샤워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최악의 관음증이다.
드디어 폭행사건도 일어났다.
캠프 상황실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기자에 대해,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무릎으로 찍고 얼굴에 침을 뱉었다.
폭행이다.
2. 멘붕의 막장
[오피스텔 습격/감금] 사건에 관한 민주당 의원, 당직자, 지지 지식인의 행태는 멘붕의 막장을 보여 준다.
현장에 정세균, 김부겸, 유인태 같은 거물이 왔지만, 아무도 제대로된 판단을 내리지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
그냥 [미쳐 날뛰는 떼의 멤버]가 되었을 뿐이다.
손에 죽창이라도 있었다면, 이 거물들이 직접 들고 처녀의 배를 뚫을 듯이 설쳤다.
거물들은 이미 지도자가 아니라 [떼에 충성을 바치는 좀비]로 타락했다.
인터넷을 좀 알고 벤처를 했다는 문용식 대변인(나우콤 사장 출신)의 예를 살펴 보자.
민주당 안에서 가장 참신하다고, 가장 세련됐다고, 가장 유식하다고 꼽히는 의원 급 인사조차 그 사고방식이 황폐하기 이를 데 없다.
첫째, 처녀가 자기 집에서 하는 생활을 [아무 구체적 증거 없이] “알아 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국정원 직원은 당연히 끝까지 자기 신분을 부인해야 정상(국정원법 규정)이라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이 [신분 부인]을 문제 삼는다.
셋째, “개인숙소라면 협조하면 된다”? “낯선 남자들이 수 십 명 몰려 오면 배시시 웃으며 방에 들어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
넷째, 아무런 증거도 없이 “개인 노트북 안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 댓글을 통해 조직적으로 후보를 비방했다”라고 주장하려면 당연히 민주당 측이 그 댓글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왠 IP 타령인가?
박영선은 “문 열어 주고 순순히 협조하면 된다”라고 말한다.
낯선 사람 수십명이 몰려와서,
“우리는 민주당이닷~ 너희 집 샅샅이 뒤지고 네 노트북 깔 테니까 협조햇!”
이렇게 외치면 순순히 협조하라고?
이게 말인가 막걸리인가?
서울대 로스쿨에서 법을 가르친다는 조국은 이번 사건을 거의 실시간으로 트윗 중계하다가 급기야는, 민주당의 습격/감금이 ‘합법’이라고 말했다.
조국의 몇 개 되지 않는 논문은, 대부분 ‘위세를 이용한 강압 수사’에 대한 비판과 ‘불법적 수단을 이용한 증거 수집’에 대한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아무런 구체적 증거도, 영장도 없이 처녀 혼자 사는 집을 쳐들어 가서 노트북을 들고 나오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요 강압이다.
조국은 학자로서의 최소한의 일관성마저 헌신짝처럼 내다 버렸다.
[오피스텔 습격/감금] 사건이 문제가 아니다.
이를 바라보는 관점, 이를 합리화하는 언어가 문제다.
민주당의 멘붕이 막장에 도달했다는 점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3. 무엇이 멘붕을 막장까지 몰아 붙였나?
조급하다.
절박하다.
“지금 당장 이기든가, 아니면 파멸이다”(Now or never)
이런 위기감이다.
이 위기감이 커진 나머지 멘붕 막장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왜 이런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게 된 것일까?
세 가지 원인 때문이다.
첫째, 북한 붕괴가 급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통째로 주저앉고 있다.
이번 광명성 3호는 붕괴를 내부적으로, 또한 대외적으로 감추기 위한 절망적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붕괴가 가시화되면 이제까지 북한을 “교류와 협력의 파트너”라고 주장해왔던 종북/친북은 박살난다.
백낙청이 이끄는 원탁회의는 통째로 뭉개진다.
북한이 붕괴하기 전에 권력을 잡아서 어떻게든 인생 본전을 뽑아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집단적 조급증, 집단적 절박감, 집단적 위기감에 빠졌다.
둘째, 공화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보수주의 진영이 사상, SNS, 팟캐스트 컨텐츠, 미디어에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쓸만한 사상 서적은 보수주의 진영에서만 나오고 있다.
SNS의 경우, 페이스북은 60% 이상, 트위터는 50% 이상, 보수주의 성향을 가진 글꼭지가 차지한다.
팟캐스트 컨텐츠의 경우, <저격수다>, <정규재TV>, <보코> 등이 탄탄한 열청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뉴데일리>가 <오마이뉴스>를 넘어서 인터넷 <한겨레>에 육박하고, <데일리안>이 <프레시안>을 따돌렸다.
또한 종편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셋째, 민주당이 종북/친북으로 기울어 망가지고 나자, ‘활동적이며 상징성이 강한 야권 성향 원로’들이 결집하기 시작했다.
김지하, 김중태, 김경재, 한광옥, 한화갑… .
4. 민주당 해체, 그 이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위 세가지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종북/친북의 문화권력, 미디어권력, 평양커넥션의 배경이 모두 소멸하고 있음을 뜻한다.
종북/친북에 빙의된 민주당의 수명이 다해가고 있음을 뜻한다.
민주당은 이미 힘에 의해 장악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에, 아직 문화권력, 미디어권력, 평양커넥션의 배경이 작동하고 있을 때에 권력을 잡아 인생 본전을 건져야만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꽝이다.
나우-오-네버(Now or never)!
민주당은 더 이상, 유구한 세월을 헤쳐나가는 ‘지속적 이해관계’로 이루어진 조직이 아니다.
한탕주의 오합지졸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번에 권력을 잡아야 한다”라는 절박감, 위기감, 조급함이 민주당을 멘붕 막장으로 몰아 넣었다.
그래서 터진 사건이 이번 [오피스텔 습격/감금]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멘붕 막장은 비참한 일이다.
슬픈 일이다.
야권 성향의 30% 안팎 유권자를 사회에 통합시켜 낼 수 있는 정치조직이 파삭파삭 무너지고 있다.
이를 담아낼 새로운 그릇—합리적 온건 대안세력—을 갈망하는 에너지가 [안철수 현상]이었다.
그런데 그 기회마저도 안철수 본인의 깡통스러움 때문에 망쳐지고 말았다.
우리는 민주당의 임종을 각오하고 대비해야 한다.
60년 전통의 거대 야당이 이제 마지막 거친 숨을 쉬고 있다.
12월 19일 그날 이후—이것이 최대의 정치적 과제요 화두이다.
박성현 저 술가/뉴데일리 논설위원.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지도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도 일체 청구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본지에 논설과 칼럼을 쓰며, 두두리 www.duduri.net 를 운영중이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웹사이트 : www.bangmo.net
이메일 : bangmo@gmail.com
페이스북 : www.facebook.com/ba
'생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정원 20대女 고발에 朴·文 캠프가…`충격` (0) | 2012.12.15 |
---|---|
'마지막 여론조사'…朴 vs 文, 깜짝 결과? (0) | 2012.12.14 |
민주당 폭도들, 국정원 여직원 불법 감금사건! (0) | 2012.12.13 |
마지막 여론조사 (0) | 2012.12.13 |
민주당 관계자, 기자 때리며 "어린놈의 XX가" (0) | 2012.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