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정선 덕우리 마을길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0. 7. 30. 09:19

덕우리(대촌)는 정선 사람들도 잘 모르는 숨어 있는 마을이다. 그렇다고 이 마을이 산골 오지에 있는 것도 아니다. 정선 읍내에서 약 7km 거리에 있지만 도로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다. 정선 읍내에서 59번 도로를 따라 동면 방향으로 약 7km 정도 가다보면 덕우리(대촌)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따라 길 왼쪽으로 접어들면 덕우리(대촌)인데 도로에서 약 500m 정도 들어가야 마을이 있다.덕우리(대촌)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또 덕우리 이정표가 나오는데 거기는 덕우리 중 ‘유촌’이다. 거기로 가면 안 된다.

 

덕우리(대촌) 마을 걷기여행 코스의 출발점은 바로 59번 도로에서 덕우리(대촌)로 접어드는 길 초입이다. 정선버스터미널에서 동면 또는 사북 행 버스를 타고 덕우리(대촌) 입구에서 내리면 된다. 운전기사님 중 덕우리(대촌)를 잘 모르는 분도 계신데 그럴 때는 ‘덕우리 말랑’에서 내려달라고 하면 된다. ‘말랑’은 ‘마루’의 강원도 사투리인데, 아마도 ‘고갯마루’를 말하는 것 같다. 도로에서 마을로 접어는 초입에서 약 500m 정도 걸어가다 보면 집과 밭 냇물과 뼝대(바위 절벽)가 어우러진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제부터 옥순봉, 재월대, 구운병, 반선정, 삼합수 등 작은 시골마을에 숨어 있는 경치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정선 자연의 축소판 덕우리

정선에 가본 사람이면 정선의 산과 강의 특성을 잘 알 것이다. 정선의 물길은 굽이치기를 수십 번, 구불거리는 물길이 특징이다. 또한 그 물길 옆에는 어김없이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뼝대가 강을 호위하며 서 있다. 그 아래 흐르는 물결은 옥빛으로 빛난다. 이런 자연 풍경을 축소, 집약해 놓은 곳이 덕우리(대촌)다. 

덕우리 마을로 들어오는 길. 저 위에서부터 꽃이 있는 내리막길을 걸어서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길에 꽃이 없는 곳이 없다.

  

 

덕우리(대촌)로 가는 진입로를 따라가다 보면 ‘KT정선지점덕우분기국사’ 시설물이 나온다. 거기서 약 150m 정도 마을로 더 들어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왼쪽 길로 접어든다. 농가를 지나 길은 산으로 들어간다. 그 길을 따르면 걷기여행 첫 목적지인 ‘은내뜰’이 나온다. 길을 따라가다가 숲으로 들어가기 전에 돌아본 마을 풍경이 풋풋하다. 푸른 밭에 시골집 지붕만 보이고 멀리 뼝대가 마을을 지키는 장승처럼 서 있다.

 
길은 숲으로 이어진다. 숲길은 험하거나 가파르지 않아 어린아이들도 잘 걸을 수 있다. 숲길 중간에는 밭도 나온다. 숲길 작은 돌과 바위에는 푸르른 이끼가 끼었다. 지난 겨울 떨어진 낙엽도 남아있다. 숲이 우거지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느낌이다. 약 600m 산길이 끝나고 시야가 트이면서 눈앞에 거대한 뼝대가 나타난다. 재월대다. 시계가 없던 오래 전 재월대에 달이 걸리고 넘는 방향과 높이에 따라 시간을 가늠했단다.

 

 

경치 좋은 곳에는 꼭 이름 하나 씩 붙어 있어

재월대 앞 마을 이름은 ‘은내뜰’이다. 산에서 나와 재월대를 바라보며 왼쪽으로 걸어가면 집이 몇 채 나오는데, 그 앞이 ‘삼합수’다. 본류인 어천 물길과 덕산기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길, 여탄에서 흘러드는 물길 등 세 물길이 모인다고 해서 ‘삼합수’라는 이름이 붙었다. 냇물 너비가 40~50m는 넘어 보였다. 큰 비가 온 뒤라지만 물은 그다지 깊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물놀이하기에도 좋고 플라이 낚시를 즐기기에도 괜찮을 듯 싶다.


옥빛 물결을 뒤로 하고 다시 되돌아 와 아까 걸어 나왔던 숲길 입구에 섰다. 숲으로 가지 말고 가던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길이 끊어지고 냇물이 흐른다. 이제부터는 물을 건너야 할 차례. 보통 같으면 물이 어른 무릎이나 허벅지 정도 차기 때문에 신발 벗고 바지 걷어 올려서 물을 건널 수 있다. 물이 불어 깊어지면 물길을 건너지 말고 아까 왔던 숲길을 따라 되돌아가면 된다. 물길을 건너 반선정으로 간다. ‘경치 좋은 곳에 정자 하나 꼭 있다’는 말처럼 덕우리(대촌)의 가장 경치 좋은 곳에 정자가 하나 있다. 반선정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 있다.


약 90여 년 전 일제강점기 때 반선정 주변의 경치에 반한 정선읍 사람이 반선정을 없애고 그 자리에 조상의 묘를 이장했다. 일본 헌병의 비호 아래 이루어진 이장이라 마을 사람들은 그야말로 ‘찍’소리도 못하고 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장한 뒤에 마을 개들이 반선정이 있던 자리를 향해 울부짖기를 9개월, 급기야 마을에 있던 고래등 같은 기와집 아홉 채가 무너지고 소실되기 시작하면서 마을 전체가 쇠퇴하기 시작했다. 결국 묘를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됐고 최근에 그 자리에 다시 정자가 복원됐다고 한다. 반선정 주변 풍경은 덕우리(대촌) 마을에서 최고다. 앞으로 옥빛 물결이 넘실대고 뒤로는 재월대의 바위 절벽이 비호하듯 내달리고 있으며 옆으로는 병풍을 친 모양의 뼝대, ‘구운병’이 어천 물길과 함께 어울려 그 경치를 뽐내고 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반선정에서 쉬고 놀며 경치를 감상했다면 이제는 두 번째로 물길을 건너야 한다. 반선정 앞 물길 가운데 얕은 곳을 골라 물길을 건넌다. 이곳도 비 온 뒤 등 물이 많으면 건널 엄두도 못 내는데 보통 때면 어른 무릎이나 허벅지 정도 물이 찬다. 물을 건너 뒤돌아본 풍경 또한 백미다. 길가 들꽃이 화려하게 피었고 꽃 뒤로 배경처럼 옥빛 물이 흐른다. 여울에서 부서진 물이 하얗게 일어서고 그 물길 따라 눈을 돌리면 물길을 비호하듯 뼝대가 휘달리고 있다.

 

비 온 뒤 반선정 앞에 물이 대차게 흐른다. 푸르고 맑은 물이 여울에서 하얗게 부서지는데 그 소리와 물빛이 예사롭지 않다.

  

 

풍경을 뒤로 하고 마을 뚝방길로 접어들면 옥수수가 익는 밭에 나비가 춤을 추고 길가 코스모스는 바람에 한들거린다. 흙냄새 풀냄새 물비린내가 어울려 풋풋하고 건강한 숨을 쉬게 한다. 들길 따라 오가던 발걸음은 꽃과 노는 나비에 멈추어지고, 땡볕 아래 흘리는 땀도 물을 건너온 시원한 바람이 말려 준다. 뚝방길을 다시 걸어 반선정 앞으로 되돌아가는 길, 눈 앞에 옥순봉의 모습이 가슴에 남는다. 옛날에 불렀던 노래 가사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가 머리에 제일 먼저 떠올랐다. 덕우리(대촌) 작은 마을에 이렇게 다양한 자연이 남아 있는 것은 어쩌면 도깨비가 방망이로 두드려서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외양간 소가 멀뚱멀뚱 여행자를 바라보고 집을 지키는 개는 발소리를 외면한 채 먼 산만 바라보는 시골집 앞을 지나면서 까닭모를 웃음이 자꾸만 터져 나왔다.   

 

가는 길
*자가용
중앙고속도로 제천ic를 빠져 나와 영월 방향으로 차를 달린다. 영월을 지나 정선의 남쪽 입구인 남면에서 59번 도로를 따라 정선 읍내 방향.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길 오른 쪽으로 덕우리(대촌)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덕우리는 대촌과 유촌이 있는데 남면 쪽에서 정선 읍내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유촌(‘덕우리’와 ‘정선영어학습체험장’ 이정표 등이 있음)으로 들어가는 길이 먼저 나온다. 그곳을 지나쳐 다음에 나오는 덕우리(대촌)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 하면 된다] 정선 읍내에서 내려오다 보면 처음 나오는 덕우리(대촌)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 하면 된다.

 

*대중교통
정선버스터미널에서 동면이나 사북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덕우리(대촌) 입구에서 내려달라고 하면 된다. 덕우리는 ‘대촌(덕우리)’과 ‘유촌(덕우리)’ 등 두 곳이 있는데 이번 걷기 여행 코스는 ‘대촌(덕우리)’이다. 정선 사람들도 ‘대촌 (덕우리)’을 잘 모르기 때문에 버스 기사님이 ‘대촌(덕우리)’을 잘 모르면 ‘덕우리 말랑’에서 내려달라고 하면 된다. ‘말랑’은 ‘마루’의 강원도 사투리인데, 아마도 ‘고갯마루’를 말하는 것 같다. 대촌(덕우리)을 지나 내리막길을 가다가 보면 바로 유촌(덕우리)이 나온다.  

 

숙박
덕우리(대촌)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정선시내 모텔 및 여관 이용. 정선 읍내에서 덕우리 입구까지는 약 7km 정도 된다.

 

먹을거리
정선 읍내에서 곤드레나물밥을 먹는다. 재래시장에는 올창묵, 콧등치기국수, 감자옹심이, 메밀국죽, 메밀전병, 감자떡, 옥수수 등 정선 특산물 먹을거리가 즐비하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 : 물놀이 하는 여름. 썰매 타는 겨울.

주소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덕우리 (지도보기
총 소요시간 : 1시간30분(물놀이 시간 제외)

총거리 : 4km

준비물 : 마을에 가게가 없다. 생수 한 병. 편안한 운동화.  

 

덕우리 마을길은 정선 자연의 축소판이다. 정선의 물길은 굽이쳐 흐르기로 유명하고, 정선의 산은 하늘을 찌르듯 솟아 있고, 바위 절벽(뼝대) 풍경이 아름답다. 이 모든 풍경이 집약되어 있는 곳이 덕우리인 것이다. 덕우리 마을길 4km 정도를 걸으며 정선 자연 풍경의 아름다움과 고향 마을 같은 시골풍경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新 강원기행]<73> 정선군 정선읍 덕우리 `대촌마을' | 강원일보 2010-04-09
정선읍에서 화암면 방면으로 자동차로 5분여를 달리다 바로 옆 샛길로 빠지면 아담한 마을 하나가 들어온다. 높이 100m는 족히 넘을 깎아지를 듯한 석회암 절벽이 병풍처럼 마을을 감싸고 그 앞으로 어천이 휘감아 흐른다. 물결은 도도하다가도 여울에서는 빠르게 ...
툭 튀어나온 노루고개 돌아서니… 아, 덕우8경! | 한국일보 2009-01-02
출장이 잦은 탓에 회사에 자주 얼굴을 비추지 못한다. 간만에 뵌, 복도에서 마주친 고참 선배가 안부를 물었다. "추운데 고생이 많지. 요즘엔 어디로 다니나. 나라가 좁고 볼 게 많지 않으니 매주 뭘 소개할지 고민이 많겠네." "아니에요. 우리나라 절대 좁지 않아요...

 

 

 

           정선 덕우리 마을길

덕우리(대촌)는 정선 사람들도 잘 모르는 숨어 있는 마을이다. 그렇다고 이 마을이 산골 오지에 있는 것도 아니다. 정선 읍내에서 약 7km 거리에 있지만 도로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다. 정선 읍내에서 59번 도로를 따라 동면 방향으로 약 7km 정도 가다보면 덕우리(대촌)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따라 길 왼쪽으로 접어들면 덕우리(대촌)인데 도로에서 약 500m 정도 들어가야 마을이 있다.덕우리(대촌)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또 덕우리 이정표가 나오는데 거기는 덕우리 중 ‘유촌’이다. 거기로 가면 안 된다.

 

덕우리(대촌) 마을 걷기여행 코스의 출발점은 바로 59번 도로에서 덕우리(대촌)로 접어드는 길 초입이다. 정선버스터미널에서 동면 또는 사북 행 버스를 타고 덕우리(대촌) 입구에서 내리면 된다. 운전기사님 중 덕우리(대촌)를 잘 모르는 분도 계신데 그럴 때는 ‘덕우리 말랑’에서 내려달라고 하면 된다. ‘말랑’은 ‘마루’의 강원도 사투리인데, 아마도 ‘고갯마루’를 말하는 것 같다. 도로에서 마을로 접어는 초입에서 약 500m 정도 걸어가다 보면 집과 밭 냇물과 뼝대(바위 절벽)가 어우러진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제부터 옥순봉, 재월대, 구운병, 반선정, 삼합수 등 작은 시골마을에 숨어 있는 경치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정선 자연의 축소판 덕우리

정선에 가본 사람이면 정선의 산과 강의 특성을 잘 알 것이다. 정선의 물길은 굽이치기를 수십 번, 구불거리는 물길이 특징이다. 또한 그 물길 옆에는 어김없이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뼝대가 강을 호위하며 서 있다. 그 아래 흐르는 물결은 옥빛으로 빛난다. 이런 자연 풍경을 축소, 집약해 놓은 곳이 덕우리(대촌)다. 

덕우리 마을로 들어오는 길. 저 위에서부터 꽃이 있는 내리막길을 걸어서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길에 꽃이 없는 곳이 없다.

  

 

덕우리(대촌)로 가는 진입로를 따라가다 보면 ‘KT정선지점덕우분기국사’ 시설물이 나온다. 거기서 약 150m 정도 마을로 더 들어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왼쪽 길로 접어든다. 농가를 지나 길은 산으로 들어간다. 그 길을 따르면 걷기여행 첫 목적지인 ‘은내뜰’이 나온다. 길을 따라가다가 숲으로 들어가기 전에 돌아본 마을 풍경이 풋풋하다. 푸른 밭에 시골집 지붕만 보이고 멀리 뼝대가 마을을 지키는 장승처럼 서 있다.

 
길은 숲으로 이어진다. 숲길은 험하거나 가파르지 않아 어린아이들도 잘 걸을 수 있다. 숲길 중간에는 밭도 나온다. 숲길 작은 돌과 바위에는 푸르른 이끼가 끼었다. 지난 겨울 떨어진 낙엽도 남아있다. 숲이 우거지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느낌이다. 약 600m 산길이 끝나고 시야가 트이면서 눈앞에 거대한 뼝대가 나타난다. 재월대다. 시계가 없던 오래 전 재월대에 달이 걸리고 넘는 방향과 높이에 따라 시간을 가늠했단다.

 

 

경치 좋은 곳에는 꼭 이름 하나 씩 붙어 있어

재월대 앞 마을 이름은 ‘은내뜰’이다. 산에서 나와 재월대를 바라보며 왼쪽으로 걸어가면 집이 몇 채 나오는데, 그 앞이 ‘삼합수’다. 본류인 어천 물길과 덕산기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길, 여탄에서 흘러드는 물길 등 세 물길이 모인다고 해서 ‘삼합수’라는 이름이 붙었다. 냇물 너비가 40~50m는 넘어 보였다. 큰 비가 온 뒤라지만 물은 그다지 깊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물놀이하기에도 좋고 플라이 낚시를 즐기기에도 괜찮을 듯 싶다.


옥빛 물결을 뒤로 하고 다시 되돌아 와 아까 걸어 나왔던 숲길 입구에 섰다. 숲으로 가지 말고 가던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길이 끊어지고 냇물이 흐른다. 이제부터는 물을 건너야 할 차례. 보통 같으면 물이 어른 무릎이나 허벅지 정도 차기 때문에 신발 벗고 바지 걷어 올려서 물을 건널 수 있다. 물이 불어 깊어지면 물길을 건너지 말고 아까 왔던 숲길을 따라 되돌아가면 된다. 물길을 건너 반선정으로 간다. ‘경치 좋은 곳에 정자 하나 꼭 있다’는 말처럼 덕우리(대촌)의 가장 경치 좋은 곳에 정자가 하나 있다. 반선정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 있다.


약 90여 년 전 일제강점기 때 반선정 주변의 경치에 반한 정선읍 사람이 반선정을 없애고 그 자리에 조상의 묘를 이장했다. 일본 헌병의 비호 아래 이루어진 이장이라 마을 사람들은 그야말로 ‘찍’소리도 못하고 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장한 뒤에 마을 개들이 반선정이 있던 자리를 향해 울부짖기를 9개월, 급기야 마을에 있던 고래등 같은 기와집 아홉 채가 무너지고 소실되기 시작하면서 마을 전체가 쇠퇴하기 시작했다. 결국 묘를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됐고 최근에 그 자리에 다시 정자가 복원됐다고 한다. 반선정 주변 풍경은 덕우리(대촌) 마을에서 최고다. 앞으로 옥빛 물결이 넘실대고 뒤로는 재월대의 바위 절벽이 비호하듯 내달리고 있으며 옆으로는 병풍을 친 모양의 뼝대, ‘구운병’이 어천 물길과 함께 어울려 그 경치를 뽐내고 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반선정에서 쉬고 놀며 경치를 감상했다면 이제는 두 번째로 물길을 건너야 한다. 반선정 앞 물길 가운데 얕은 곳을 골라 물길을 건넌다. 이곳도 비 온 뒤 등 물이 많으면 건널 엄두도 못 내는데 보통 때면 어른 무릎이나 허벅지 정도 물이 찬다. 물을 건너 뒤돌아본 풍경 또한 백미다. 길가 들꽃이 화려하게 피었고 꽃 뒤로 배경처럼 옥빛 물이 흐른다. 여울에서 부서진 물이 하얗게 일어서고 그 물길 따라 눈을 돌리면 물길을 비호하듯 뼝대가 휘달리고 있다.

 

비 온 뒤 반선정 앞에 물이 대차게 흐른다. 푸르고 맑은 물이 여울에서 하얗게 부서지는데 그 소리와 물빛이 예사롭지 않다.

  

 

풍경을 뒤로 하고 마을 뚝방길로 접어들면 옥수수가 익는 밭에 나비가 춤을 추고 길가 코스모스는 바람에 한들거린다. 흙냄새 풀냄새 물비린내가 어울려 풋풋하고 건강한 숨을 쉬게 한다. 들길 따라 오가던 발걸음은 꽃과 노는 나비에 멈추어지고, 땡볕 아래 흘리는 땀도 물을 건너온 시원한 바람이 말려 준다. 뚝방길을 다시 걸어 반선정 앞으로 되돌아가는 길, 눈 앞에 옥순봉의 모습이 가슴에 남는다. 옛날에 불렀던 노래 가사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가 머리에 제일 먼저 떠올랐다. 덕우리(대촌) 작은 마을에 이렇게 다양한 자연이 남아 있는 것은 어쩌면 도깨비가 방망이로 두드려서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외양간 소가 멀뚱멀뚱 여행자를 바라보고 집을 지키는 개는 발소리를 외면한 채 먼 산만 바라보는 시골집 앞을 지나면서 까닭모를 웃음이 자꾸만 터져 나왔다.   

 

가는 길
*자가용
중앙고속도로 제천ic를 빠져 나와 영월 방향으로 차를 달린다. 영월을 지나 정선의 남쪽 입구인 남면에서 59번 도로를 따라 정선 읍내 방향.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길 오른 쪽으로 덕우리(대촌)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덕우리는 대촌과 유촌이 있는데 남면 쪽에서 정선 읍내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유촌(‘덕우리’와 ‘정선영어학습체험장’ 이정표 등이 있음)으로 들어가는 길이 먼저 나온다. 그곳을 지나쳐 다음에 나오는 덕우리(대촌)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 하면 된다] 정선 읍내에서 내려오다 보면 처음 나오는 덕우리(대촌)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 하면 된다.

 

*대중교통
정선버스터미널에서 동면이나 사북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덕우리(대촌) 입구에서 내려달라고 하면 된다. 덕우리는 ‘대촌(덕우리)’과 ‘유촌(덕우리)’ 등 두 곳이 있는데 이번 걷기 여행 코스는 ‘대촌(덕우리)’이다. 정선 사람들도 ‘대촌 (덕우리)’을 잘 모르기 때문에 버스 기사님이 ‘대촌(덕우리)’을 잘 모르면 ‘덕우리 말랑’에서 내려달라고 하면 된다. ‘말랑’은 ‘마루’의 강원도 사투리인데, 아마도 ‘고갯마루’를 말하는 것 같다. 대촌(덕우리)을 지나 내리막길을 가다가 보면 바로 유촌(덕우리)이 나온다.  

 

숙박
덕우리(대촌)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정선시내 모텔 및 여관 이용. 정선 읍내에서 덕우리 입구까지는 약 7km 정도 된다.

 

먹을거리
정선 읍내에서 곤드레나물밥을 먹는다. 재래시장에는 올창묵, 콧등치기국수, 감자옹심이, 메밀국죽, 메밀전병, 감자떡, 옥수수 등 정선 특산물 먹을거리가 즐비하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 : 물놀이 하는 여름. 썰매 타는 겨울.

주소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덕우리 (지도보기
총 소요시간 : 1시간30분(물놀이 시간 제외)

총거리 : 4km

준비물 : 마을에 가게가 없다. 생수 한 병. 편안한 운동화.  

 

덕우리 마을길은 정선 자연의 축소판이다. 정선의 물길은 굽이쳐 흐르기로 유명하고, 정선의 산은 하늘을 찌르듯 솟아 있고, 바위 절벽(뼝대) 풍경이 아름답다. 이 모든 풍경이 집약되어 있는 곳이 덕우리인 것이다. 덕우리 마을길 4km 정도를 걸으며 정선 자연 풍경의 아름다움과 고향 마을 같은 시골풍경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新 강원기행]<73> 정선군 정선읍 덕우리 `대촌마을' | 강원일보 201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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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튀어나온 노루고개 돌아서니… 아, 덕우8경! | 한국일보 2009-01-02
출장이 잦은 탓에 회사에 자주 얼굴을 비추지 못한다. 간만에 뵌, 복도에서 마주친 고참 선배가 안부를 물었다. "추운데 고생이 많지. 요즘엔 어디로 다니나. 나라가 좁고 볼 게 많지 않으니 매주 뭘 소개할지 고민이 많겠네." "아니에요. 우리나라 절대 좁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