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

노벨상 수상으로 주목받는 꿈의 신소재 `그래핀`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0. 10. 6. 18:52

노벨상 수상으로 주목받는 꿈의 신소재 `그래핀`

 

그래핀(graphene)을 세계에서 처음 발견한 과학자(안드레 가임,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들이 최근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자 꿈의 나노물질 그래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04년 가임과 노보셀로프(맨체스터대 교수)가 이 물질을 처음 발견하고 한국인인 김필립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2005년 처음으로 물리적 특성을 규명했다.

노벨상 후보자로 유력하게 꼽혔던 김 교수가 수상자에서 빠져 국내 과학기술계에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그래핀 기술응용과 상용화 부문에서 국내 대학과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그래핀은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주요 산업기반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소재인 만큼 기술 개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래핀은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나노물질로 탄소원자 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가장 얇고 튼튼한 물질이다. 잘 휘고 투명하고 전기전도성이 높아 응용할 분야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휘는 디스플레이와 고효율 태양전지, 실리콘을 대체할 초고속 반도체 등 미래 사회를 바꿀 만한 첨단기술을 가능하게 할 꿈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그래핀이 상용화되면 접는 디스플레이, 입는 컴퓨터는 상상이 아닌 실제가 될 수 있다.

그래핀은 환경 분야에서도 쓰임새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텍 화학과 김광수ㆍ황인철 교수 팀은 그래핀을 활용해 독성 물질인 비소를 하천에서 99% 걸러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 그래핀은 휘는 성질때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도 했다.

현재 그래핀 응용기술은 성균관대와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성균관대는 지난해 대면적 합성 기술을 제시하고 올해 그래핀을 활용한 나노전력발전소자도 개발하는 등 기술 상용화에 한발짝씩 다가서고 있다. 그래핀은 우수한 성질을 가진 소재지만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 합성 기술 개발이 난제였다. 또 나노전력발전소자는 외부에서 전력 공급 없이도 휘거나 누르거나 진동을 주면 스스로 전력을 발생시키는 소자다. 연구팀이 그래핀을 나노전력발전소자에 적용함으로써 휘는 디스플레이의 핵심 난제인 전력 공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는 평가다.

홍병희 성균관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교수는 "그래핀 응용기술 연구는 한국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와 산업계는 그래핀 상용화가 이르면 2~3년 정도 안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실용화가 이뤄질 분야는 터치스크린이다. 다음 단계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나 고효율 태양전지다.

홍 교수는 "그래핀을 제품에 적용하려면 크게 만들고 대량 생산할 수 있어야 하는데 2009년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해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표지논문에 실었다"며 "이후 터치스크린 시제품도 만들었다. 실용화를 5년 뒤로 예측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좀 더 앞당길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성균나노과학기술원은 그래핀을 이용한 플렉시블 터치스크린은 3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고 LCD와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등 디스플레이는 5년 안에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생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용화는 이르면 2~3년 또는 5년 정도는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종합기술원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사업을 위한 체계적인 투자나 조직을 만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안종현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그래핀 응용 분야는 크게 투명전극과 반도체 소재로 나눌 수 있다"며 "투명전극은 휴대폰 등에 사용하는 터치스크린, LCD 등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에 사용하는 중요한 소재로 현재 산화인듐주석을 사용하고 있는데 물량도 고갈되고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어 대체물질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핀이 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균관대 측은 둘둘 마는 벽지처럼 그래핀 투명전극을 길게 두루마리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한 상태라고 밝혔다.

성균관대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테크윈,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SK에너지 등 10여 개 기업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또 노벨상을 수상한 가임 교수와도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특히 석좌교수 임용도 추진하고 있다.

< 용어 >

■ 그래핀(Graphene) =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을 뜻하는 '그래파이트(Graphite)'와 화학에서 탄소 이중결합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인 'ene'을 결합해 만든 조어다. 전기적ㆍ물리적 특성이 우수한 신소재로, 휘는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