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속리산 법주사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4. 23. 16:10

지금은 터널이 뚫려 말티재를 넘지 않아도 속리산 법주사에 도착할 수 있지만 구불거리는 산길의 묘미를 느끼려면 말티재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말티재는 고려 태조 왕건법주사를 찾아 가는 길에 닦은 길이다. 이후 조선 세조가 법주사를 찾아갈 때 길에 얇은 돌을 깔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말티재를 넘어서 조금만 더 가면 도로 왼쪽에 오래된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정이품송이다. 세조가 말티재를 넘어 법주사로 가는 길에 가지가 늘어진 소나무 때문에 연(임금이 타는 가마)이 지나가지 못할 것 같아 ‘소나무 가지에 연(임금이 타는 가마) 걸린다’고 말하자 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올려 지나갈 수 있었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세조는 그 나무에 정2품의 품계를 내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정이품송은 수령이 약 800여 년이며 천연기념물 103호로 지정됐다.

 

 

 

2킬로미터 ‘오리숲길’ 소나무 그늘을 걷다


정이품송의 기품을 느끼고 속리산 법주사로 향했다. 사내리 상가지역 초입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했다. 속리산버스정류장 앞 도로를 따라 걷는다. 상가단지를 벗어나면 잔디밭이 나오고 잔디밭에는 조각품들이 있다. 속리산 법주사 ‘오리숲길’이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리숲길’이라는 이름은 사내리 상가거리부터 법주사까지의 거리가 10리(4킬로미터)의 반인 2킬로미터 정도 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숲길 옆에 황톳길을 만들었다. 황톳길을 걸으면 노화를 방지하고 만성피로나 성인병 예방 등에도 좋다는 내용의 알림판이 발길을 유혹한다. 황톳길은 그래서 맨발로 걸어야 한다. 솔 향의 싱그러움과 함께 황톳길을 걸으며 이른 봄을 느낀다.

 

작은 물길을 건너 아름드리 침엽수길을 걷는다. 법주사의 일주문이 여행자를 반긴다. 일주문 앞 기상 높은 소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끈다. 일주문을 지나 ‘자연관찰로’로 접어들었다.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생강나무 고로쇠나무 참나무 조릿대 등 수 많은 종류의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섰다. 숲길 옆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걸으니 마음이 평화롭다. 자연관찰로를 벗어나면 하늘을 가린 키 큰 소나무숲길로 이어진다. 솔 향으로 온 몸을 씻어내는 느낌이다. 그렇게 걸어 도착한 법주사는 솔숲과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법주사를 상징하는 것 중 하나인 팔상전.
건물의 모양이 화려하면서도 늠름하다. 국보55호로 지정됐다.

 

 

사명대사가 중창한 1500년 역사의 법주사


숲길 끝에 절로 들어가는 작은 다리가 있다. 그 아래로 흐르는 푸른빛 시냇물이 정토의 세계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씻어주는 것 같다. 법주사는 553년 의신 스님에 의해 세워졌으니 그 역사가 1500년 가까이 된다. 이후 776년에 진표스님과 영심 스님이 중창을 했다. 60여 동 70여 개의 암자를 거느렸던 큰 절이었는데 임진왜란 때 거의 모든 건물이 불타 없어졌다. 전쟁이 끝나고 승병을 이끌던 사명대사와 벽암 스님 등에 의해 다시 절이 지어졌고 그 이후 약간의 증개축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법주사는 불법의 은혜가 큰 절이라고 여겨 고려 시조 왕건은 물론 고려의 공민왕, 조선의 세조 등 여러 임금이 찾았던 절이다. 절이 가장 번성했을 때는 절에 머무르는 스님만 3천명이 넘었다고 전해진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경내에 높이 120㎝, 지름 270㎝, 두께 10㎝의 대형 솥이 놓여 있다. ‘철확’이라고 하는 이 무쇠 솥은 수천 명이 먹을 국을 끓일 수 있는 크기다. 이 밖에도 팔상전, 미륵대불, 쌍사자석등, 마애여래의상 등은 꼭 봐야 한다.


법주사 곳곳을 돌아보며 마음을 씻고 돌아 나오는 길, 다시 오리숲길을 걸어 사내리 마을로 나왔다.

 

 

길 안내
자가용
경부 또는 중부고속도로 청원JC에서 청원-상주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속리산IC로 나온다. 장안삼거리에서 우회전 - 터널 지나 좌회전 - 갈목고개 - 갈목 삼거리 우회전 - 속리산 법주사

 

* 법주사 입장료 어른 3000원. 청소년 학생 군경 1400원. 어린이 1000원

 

대중교통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센트럴시티), 동서울, 남부시외터미널 등에서 속리산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버스가 많지 않으니 시간 확인 요) 아니면 일단 청주까지 간 뒤(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과 호남선, 남부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청주 가는 버스는 많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속리산 가는 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다. 청주에서 속리산 가는 버스는 많다.

 

주변볼거리

정이품송

법주사 가는 길 사내리 상가단지 가기 전 길 왼쪽에 있다.

 

먹을거리

사내리 상가단지에 산채비빔밥 등을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그 중 약초 산채 비빔밥을 파는 식당이 있다. 약초산채 정식도 있고 비빔밥도 있는데 간단하게 즐기려면 약초산채비빔밥을 먹는 게 좋다. 약초산채비빔밥에는 약초와 산나물 버섯 견과류 등 이십 여 가지의 재료가 들어간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 : 사계절

주소 :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지도보기)

총 소요시간 : 1시간 30분

총 거리 : 4.6km

 

경사 없는 2.3km의 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솔숲 사이로 난 길은 솔향이 좋다. 법주사 매표소를 지나면 큰길과 자연관찰로가 나란히 이어지는데 어느 길로 걸어도 후회 없다. 아이들 손잡고 부모님 모시고 여유 있는 가족 나들이 산책길로 안성맞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법주사를 돌아보고 문장대나 정상까지 갔다 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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