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충주호 호반길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4. 23. 16:08

한반도 내륙 깊숙한 산악지대에 자리한 충주호충주댐으로 인해 생겨난 인공호수지만 인공과 자연, 문화가 절묘하게 어울려 다른 인공호수와는 격이 다른 경치를 보여준다. 월악산(1,097m)과 금수산(1,016m) 같은 바위산들과 어울린 호수는 가히 산수화 속이다. 북쪽 호반에는 아직도 비포장으로 남은 흙 길이 호수를 따라 거의 백 리나 이어진다. 이 흙길이야말로 호반길의 진수라고 할 만하다. 애석하게도 일부 구간은 주민 편의를 위해 도로 포장이 되었으나 이 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것은 곧 풍경화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위산들이 둘러싼 산수화 풍경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원래 자연 호수가 드물다. 평야지대에 수없이 많은 저수지와 산간지대에도 흔하게 있는 호수들은 대부분 둑이나 댐을 쌓아서 생겨난 인공 호수들이다. 산악지대의 호수는 특히 경치가 아름다운데, 국토의 한가운데 내륙 깊숙이 자리한 충주호는 전국을 통틀어 단연 경치가 빼어나다. 호수 주변으로 월악산과 금수산 같은 바위산들이 포진하고 있고 인구밀도가 적어 자연이 잘 보존된 덕분이다. 호수의 규모도 엄청나다. 1985년 완성된 충주댐으로 인해 생겨난 호수는 면적이 울릉도와 맞먹는 67.5제곱킬로미터에 저수량은 27억 5천 톤으로 국내최대의 소양호(29억 톤)에 버금간다. 충주호는 물도 맑다. 호수의 상류는 오염되지 않은 강원 내륙지방이고, 주변에는 큰 도시가 없어 항상 맑은 물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호수 근처에는 도시는 고사하고 마을도 드물어 매우 고즈넉한 느낌마저 준다. 충주호가 더욱 값진 것은 이런 비경의 호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호반길이 끝없이 나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호수가 많아도 경치를 볼 수 있는 호반길은 많지 않다. 충주호 같이 큰 호수를 다 비교해도 호반길은 제천시 금성면에서 충주호리조트까지 이어진 41킬로미터가 가장 길고 아름답다. 길의 절반은 비포장 상태여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도 한결 뛰어나다. 무려 백 리가 넘는데도 마을이 드물어 가게는 고사하고 인적조차 찾기 어려운 비경의 길이다. 비포장 구간이 많아 자동차 통행이 드문 것도 자전거만을 위한 비장의 코스로 남겨진 것만 같다. 금성에서 충주호리조트까지의 호반길이 장중하고 스케일이 큰 편이라면, 충주호리조트에서 북쪽 장암까지 이어진 9킬로미터의 고적한 길은 인공이 미치지 않은 것만 같은 원시풍의 자연이 내내 펼쳐지고, 가파른 절벽을 뚫고 나 있어 내내 감탄과 긴장을 반복해야 하는 매혹의 숲길이다.

 

대체로 호반길은 조망이 탁 트여 자아가 확산되는 듯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장암 가는 숲길은 내내 호수를 옆으로 바라보지만 빽빽한 숲 사이로 슬쩍슬쩍 수면이 스쳐가고 인적과 소음이 철저히 단절된 정적 속이어서 왠지 위축감이 엄습한다. 이렇게 매혹적이면서도 스릴 넘치는 길과 경치가 있었다는데 감탄하면서도 숲길을 벗어나면 어쩔 수 없이 안도감이 드는 것도 상식과 예상을 넘어서는 비경의 위력 때문일 것이다. 장암에 도착해서 출발지인 금성까지 민가가 보이고 아스팔트 포장된 길을 통해 돌아오는 길은 놀라운 비경에 위축된 마음을 진정시키는 진무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절경’과 ‘비경’이라는 표현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 충주호 호반길을 자전거로 달려보지 않고 알프스와 로키산맥의 아름답지만 살벌한 호수를 동경하는 것은 이 땅에 대한 큰 실례가 될 것이다.


흙길은 정겹고 호수는 시원하며 주위를 둘러싼 산은 헌칠하다. 충주호 호반길은 호수 특유의 정적 속에 대자연과 한층 예민하게 교감하도록 해 준다.

 

 

코스 안내
1. 금성보건소~충주호리조트 구간을 왕복해도 되지만 충주호리조트~장암 구간의 놀라운 비경을 빼놓지 말자. 이 구간을 볼 경우 장암에서 금성보건소까지 도로를 타야 하는데, 도로 역시 차량통행이 적고 경치도 아름다워 달리기 좋다. 코스가 길고 비포장길이 많아 산악자전거를 권한다.


2. 금성보건소를 출발해 남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마을이 끝나는 부분에서 갈래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청풍문화재단지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곧 호반길이 시작된다.


3. 일부 구간은 포장 공사 중으로 후산리까지 약 12km는 포장이 되었다. 후산리에서 4km 가면 부산교 삼거리다. 체력을 아끼고 시간을 줄이려면 여기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우회전해서 도로를 따라 금성으로 갈 수 있다. 좌회전하면 계속 호반의 흙길이 이어진다.


4. 부산교에서 18.5km 가면 비포장길이 끝나고 포장도로가 나온다. 도로를 따라 6km 더 가면 하천대교 입구의 충주호리조트다. 보통 호반코스는 여기까지로 보는데, 장암까지 9km의 숲속 호반길도 빼놓을 수 없다.


5. 충주호리조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코타콘도 오른쪽 옆으로 비포장길이 나 있는데, 이 길로 진입해 잠시 오르막을 오르면 오르내림이 거의 없이 등고선을 따라 장암까지 이어지는 기가 막힌 숲길이 펼쳐진다.


6. 장암에서 도로로 올라서서 우회전, 5km 가면 앞서 부산교에서 우회전했을 때 만나는 장선교다. 직진해서 8km 가량 가면 출발지인 금성이다. 

  

길 안내

코스 기점은 제천 쪽의 금성으로 잡는 것이 접근하기 편하다. 충주 쪽의 코타리조트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IC에서 나와 충주시내를 거쳐 25km 정도 가야 하지만 제천시 금성면은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에서 2.5km 남짓한 거리에 있고, 청풍문화재단 지나 월악산, 금수산 등 명소와 가깝다. 

 

 


주소 : 충청북도 제천시 금성면 구룡리 82-2(지도보기)

주차 : 금성보건소 근처의 노상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무료)

숙박 : 호반길로 들어서면 숙소를 찾기 어려우므로 금성면의 모텔이나 청풍리조트, 펜션 등을 이용한다.

식사 : 이 길고 아름다운 길의 장점이자 단점은 코스 주변에 큰 마을과 식당이 없다는 것이다. 출발지인 금성 외에는 가게도 찾기 힘들기 때문에 반드시 충분한 식수와 먹을 거리를 챙기고 출발해야 한다. 금성보건소 근처에는 황태국 등을 먹을 수 있는 식당과 가게가 다수 있다.

휴식 : 호반코스 전체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쉼터는 따로 없다. 전망 좋고 공간이 널찍한 곳에서 적당히 쉬어가면 된다.

 

주의 : 식수와 먹을 것을 충분히 챙기고 시간 계획을 잘 짜야 한다. 체력적 부담이 크다면 부산리에서 도로를 거쳐 되돌아올 수도 있다. 충주호리조트에서 장암 구간의 숲길은 깎아지른 절벽 위로 나 있으므로 추락에 주의한다.

 

'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리산 법주사  (0) 2011.04.23
통영 사량도  (0) 2011.04.23
강원도 춘천  (0) 2011.04.23
경남 통여 강구안  (0) 2011.04.23
충남 부여 백제  (0) 2011.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