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남해 금산길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4. 23. 16:13

복곡저수지 안쪽에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안쪽에서 보리암 올라가는 마을버스(셔틀버스)를 탄다. 보리암 약 1km 전까지 올라간다. 버스에서 내려 넓은 길을 걷는다. 어느 정도 걸으면서 길 왼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바다와 섬은 물론 초록의 산도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런 길을 걸어 도착한 보리암은 절벽에 둥지를 튼 제비집 같다.

 

 

 

금산 절벽에 있는 암자 보리암


보리암이 있는 산이 금산이다. 금산이라고 불리기 전 이름이 보광산이었다.신라시대 원효스님이 이름 없는 산에 보광사라는 절을 지으며 산 이름을 보광산이라 했다. 그리고 칠백여 년이 지난 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할 무렵 보광산에서 새 나라를 열기 위한 백일기도를 드렸는데 그는 새 나라의 문이 열리면 이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어 주겠다고 했다. 그의 뜻대로 새 나라를 세웠지만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어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산 이름에  ‘비단 금’자를 넣어 금산이라고 바꾸어 부르게 됐던 것이다. 일설에는 금산이라는 이름은 1600년대 중후반부터 쓰기 시작했고 그 무렵 보리암이라는 이름도 생겼다고 전해진다.

 

 

보리암 전 3층석탑

금산의 절벽에 자리잡은 보리암은 절이 위치한 곳 자체도 볼만하지만 절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다. 그리고 또 하나 보리암 전 3층석탑을 봐야 한다. 이 탑은 683년에 원효대사가 금산에 절을 지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가락국의 수로왕비인 허태후가 인도에서 가져온 파사석으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지지만, 탑의 양식이 고려시대로 추정되고 탑의 재질 또한 화강암이기 때문에 전설의 신빙성은 희박하다.

 

보리암 창건설 중 또 다른 하나는 보조국사 지눌이 지었다는 것이다. 정확한 창건 연대를 알 수 없지만 보리암과 탑이 있는 곳 등 풍경 하나는 볼만 하다. 암자와 탑을 구경하고 다시 암자를 지나 금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을 택한다.

 

금산 정상 아래 바위군락이 있는 곳에서 바라본 풍경.
보리암 지붕과 저 멀리 상주해수욕장이 한 눈에 보인다.

 

 

정상에 서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길이다. 나무계단길도 있고 바위와 돌로 된 구간도 있다. 오르막이 가파르지만 정상까지 약 300~400m 정도 거리이므로 힘들어도 조금만 참고 걸으면 된다. 정상은 해발 701m인데 정상 부근에 거대한 바위군락이 있다. 정상부근 거대한 바위에는 한자로 된 글이 적혀 있다. 큰 바위 두 개가 작은 틈을 두고 서 있는데 그곳이 금산 정상으로 오르는 문 같았다.

 

낭떠러지 같은 바위 위에 오르니 보리암 기와가 눈 아래 밟힌다. 숲과 기와지붕은 언제나 봐도 ‘조화’라는 아름다움의 기준을 이루는 환상의 궁합이다. 그리고 절집 뒤로 벼락같은 바위가 서 있어 게으른 수행자의 어깨를 죽비로 후려치는 것 같다.

 

절집 앞은 푸른 숲의 바다다. 수행 정진의 끝에 이르는 해탈의 바다가 저 숲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숲이 끝나는 곳에서 사람 사는 마을이 낮게 엎드려 있다. 상주해수욕장이 있는 바닷가 마을이다. 그리고 해수욕장 앞으로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떠 있다. 안개인지 연무인지 모를 것들이 ‘섬 기슭’을 둘러싸고 있다. 안개의 바다에 뜬 환상의 섬, 섬들은 그렇게 바다에 놓여 있었다.

 

드디어 정상이다. 정상에는 돌로 망대를 쌓아 놓았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또 달랐다. 지나왔던 길이 초록숲 사이에 실처럼 이어진다. 초록빛 숲의 바다가 끝나면서 진짜 바다가 시작된다. 바다에는 섬들이 떠 있다. 그 모든 풍경이 한 데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한다.

 

 

가는 길
자가용
호남고속도로를 통해 남해고속도로로 오는 사람은 하동ic에서 남해 쪽으로 빠져 남해대교를 건넌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쪽으로 오면 남해고속도로 사천ic로 나와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넌다. 이동면소재지를 지나 신전삼거리에서 좌회전 한 뒤 약 700m~800m 정도 가다가 복곡저수지 쪽으로 좌회전해서 저수지를 지나 더 들어가면 된다.

 

저수지 부근에 있는 주차장이 제1주차장이고 보리암 전 약 1km 정도에 있는 주차장이 제2주차장인데 제2주차장이 성수기 등 다양한 이유로 만차가 됐을 때를 제외하고는 자가용도 제2주차장까지 올라갈 수 있다. 

 

대중교통
서울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해까지 가는 버스가 08:00, 09:00, 10:10, 11:30, 13:00, 14:10, 15:10, 16:40, 18:00, 19:30에 출발.(차시간은 변경될 수 있으니 확인 필수)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진주 행 버스를 탄 뒤 진주에서 남해 가는 차를 갈아타면 된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진주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6시부터 15분~30분 간격으로 1대씩 있으며 22:10, 23:10, 23:35, 00:10시에(차시간은 변경될 수 있으니 확인 필수)  심야버스도 운행한다. 진주에서 남해 가는 시외버스는 하루에 약 30대 정도 있다.

 

남해에서 금산 보리암까지 가려면 복곡저수지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복곡저수지에서 내린다.(오전 8시 오후 5시 10분 두 대 밖에 없다.) 아니면 상주․미조행 군내버스를 타고 복곡저수지 입구 삼거리에서 내려(차 탈 때 복곡저수지 입구 삼거리 하차 여부를 물어보고 내려달라고 한다.) 복곡저수지까지 약 2.5km 정도 걸어야 한다.

 

복곡저수지 주차장 안쪽에서 보리암 가는 마을버스(셔틀버스)를 타고 보리암 전 약 1km 지점에 있는 종점에서 내린다. 1인당 1000원이다.

 

먹을거리
남해에는 멸치가 유명하다. 지족마을 창선교 부근이나 미조항 일대에서 멸치회나 멸치쌈밥을 하는 집이 있다. 미조항 부근에는 갈치요리를 하는 집도 많다..

 

숙박
남면 쪽이라면 다랭이마을 안에 있는 민박집을 권한다. 모텔이나 호텔 같은 곳은 아니지만 옛날 한옥의 운치도 즐길 수 있다. 말만 잘 하면 부엌에서 조리도 할 수 있다. 삼동면에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이 있다. 산림청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해야 한다. 전화예약은 안 된다. 매주 화요일은 쉰다.(7~8월 제외). 문의  055-867-7881.

 

주변볼거리
상주해수욕장 - 금산 정상 부근에서 내려다보면 상주해수욕장이 보인다. 은빛 고운 모래와 넓은 백사장으로 유명하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 : 봄, 가을

주소 : 경남 남해군 상주면 상주리 (지도보기)
총 소요시간 : 1시간

총 거리 : 왕복 2.4km

준비물 : 물 한병, 편안한 신발.

요금 : 복곡저수지 주차장 주차요금 4000원, 보리암 입장료 1000원, 복곡저수지 주차장에서 보리암 약 1km 전에 있는 주차장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 1000원.

봄철 산불조심기간 2월 1일~4월 30일에는 금산 등산로 일부 구간이 통제 되니 문의 후 산행 요망.

문의 : 한려해상국립공원 055-863-3522

 

산길을 걸으면서 남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길이다. 숲이 만든 초록색 물결도 보기 좋고 멀리 바다와 섬이 만들어 내는 풍경도 멋지다. 셔틀버스를 타고 보리암 1km 정도 전까지 올라갈 수 있다. 보리암을 돌아보고 정상(망대)에 올라 경치를 구경한 다음 다시 셔틀버스 내린 곳으로 돌아가는 코스다. 보리암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에 오르막이 있지만 구간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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