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

박원순 "한강 보 철거"에 나경원 맹공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9. 25. 23:03

박원순 "한강 보 철거"에 나경원 맹공

 

"없애는게 도움" 전날 발언에 나경원 "서울시민 식수는 어떡하라고"
"취수원 옮기는데 수조원 또다른 토목공사 야기" 선거 주요쟁점  부각

 

10·26서울시장 보선 여-야권의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박원순 변호사한강 수중보 철거 여부를 놓고 장외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 변호사는 지난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한강 르네상스’사업 일환으로 건설된 한강 수중보를 철거하겠다고 시사했으며, 이에 나 최고위원이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고 나선 것이다.

수중보 철거는 한강의 취수 문제와 각종 개발 계획 백지화 여부와 관련이 있는 문제이며, 보 설치를 핵심으로 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과 직결되는 문제. 오 전 시장과 이명박 정권의 핵심 사업을 한데 묶어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선거정국에서 핵심 문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사진 왼쪽)과 박원순 변호사.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 최고위원은 25일 오전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제3회 서울수복 기념 해병대 마라톤대회’에 참석,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사실상 보를 철거하게 되면 서울시민의 식수원을 공급하는 취수원을 옮겨야 한다”면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나 최고위원은 “(박 변호사가) 보를 철거하는 측에서도 취수탑을 옮겨야 한다고 얘기를 했는데 취수원을 옮기는 것은 수조원이 드는 건설을 하게 된다”고 지적한 뒤 “보를 없앴을 경우 옹벽들도 다 철거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서울시민의 식수문제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대규모 토목공사를 수반하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변호사를 겨냥, “한강을 자연 생태 한강으로 복원한다는 미사여구 때문에 오히려 한강시민공원을 사용하기 어렵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도 되받았다.

앞서 박 변호사는 23일 서울 암사동 생태 습지 현장을 방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보는 한강을 일종의 호수로 만드는 건데 없애는 게 자연적인 강 흐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보를 없애면) 다른 문제는 없느냐”며 동행한 환경단체 관계자들에게 질의했고, 이에 ‘한강운하백지화서울행동’ 관계자가 이에 대해 “(보를 설치한 뒤로) 수질이 나빠졌고 자연의 흐름을 왜곡해 습지가 형성되지 않는다”며 보를 철거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밝히자, 박 변호사는 “(나도) 보의 존재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20일 공식 출마선언에서도 “자연형 한강을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 문제에 대한 야권의 공격은 작년 지방선거에서부터 계속돼 왔었다. 당시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신곡보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냈고,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도 “잠실보와 신곡보 모두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현재 민주당 후보 중 한 명인 박영선 의원도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신곡보는 철거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철거쪽에 무게를 두며 발언하고 있다.

반면 범여권은 한강의 보가 철거돼 수량이 적어지면 오 전 시장 때 세운 한강 주변 개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금 시민들은 한강에 만족하고 있다. 한강을 갑자기 바꾼다는 것은 4대강보다 더 큰 논란을 벌이게 될 것”이라며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할 사항을 야당에서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범보수 후보로 나선 이석연 변호사도 “한강 르네상스가 서울의 외형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 있지만 환경적인 면도 많이 고려됐고 사업이 진척돼 있는 부분이 많다”며 “모든 것을 ‘토건 사업’으로 몰아붙여 취소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