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싶은 섬' 경남 통영 소매물도의 위기
관광객 급증으로 넘쳐나는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통영=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아름다운 섬을 보기 위해서 먼길을 달려왔는데 쓰레기 더미가 가장 먼저 맞이하니 어이가 없습니다."
5일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 가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한 매물도에 속한 경남 통영 소매물도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쓰레기가 넘쳐나고 불법 소각이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천혜의 절경이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가 커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영항에서 뱃길로 1시간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통영시 한산면 매물도는 소매물도, 대매물도, 등대도(일명 글썽이섬) 등 3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소매물도에서 바라본 등대도는 '통영 8경(景)'의 하나로 꼽힌다.
무인도인 등대도를 제외한 대매물도와 소매물도가 하루에 수용할 수 있는 관광객은 각각 250명과 600명 등 모두 850명.
2010년 여객선 탑승객 기준으로 최대 수용능력의 4배인 3천500여명이 찾았다.
이 중 소매물도는 올해 1월 한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여객선 승객의 90% 이상이 몰리고 있다.
조용하던 섬마을에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펜션과 민박집 등이 생겨났고 일년에 네 번이면 충분하던 생활 쓰레기 수거는 한 달에 한 번으로도 부족할 지경이 됐다.
이 때문에 소매물도 여객선 선착장 바로 앞에는 2t 정도의 생활 쓰레기가 작은 산을 이루고 있다.
이 쓰레기 더미는 한 달 가까이 방치돼 파리 등 해충이 들끓고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대구에서 소매물도를 찾아온 황난희(43ㆍ여)씨는 "아침 첫 배를 타고 들어왔는데 배에서 내리자마자 쓰레기부터 보였다"며 "좋은 경치를 깎아 먹는 것 같아서 실망스럽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쓰레기는 주로 소주ㆍ맥주ㆍ막걸리병, 캔, 일회용기 등으로 분리수거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거지역 내 언덕에는 한 펜션에서 굴착기로 땅을 파고 음식물 쓰레기를 파묻은 현장도 드러나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46)은 "우리 섬이 유명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다"며 "가을이니까 이 정도지 여름에는 냄새 때문에 창문을 열기 힘들 정도였다"고 답답해 했다.
선착장에서 남매바위로 가는 국립공원 탐방로 주변 구덩이에는 펜션 업자가 태우다 남은 생활 쓰레기가 가득하다.
자연공원법
제27조와 86조는 국립공원 구역내에서 오물이나 폐기물을 버리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탐방로 입구에 이같은 경고 문구가 걸려있지만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관리 책임이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 과 통영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올해 1월 소매물도의 주거지역이 국립공원 구역에서 해제되면서 관리책임이 이원화됐기 때문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해양자원과 박동영 계장은 "생활 쓰레기는 통영시에서 수거해야 한다"며 "생활 쓰레기를 공원구역 내에서 불법소각한 펜션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통영시 한산면 송부곤 행정계장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쓰레기 수거선을 동원하고 있지만 소매물도는 워낙 거리가 멀어서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소매물도 주민들은 전력과 식수난까지 겪고 있어 대책을 호소하고 있지만 급수선 운항과 자가발전기 가동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통영시는 지난 4월 섬에 가려는 관광객의 수를 제한하는 '매물도 입도 관광객 총량제' 추진을 검토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하는 등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 하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지찬혁 사무국장은 "소매물도는 섬의 특성상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없는 곳인데 펜션에서 쓰레기 등 공해를 대량으로 배출하고 있다"며 "이윤을 떠나 소매물도가 지속될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영시 한산면사무소는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6일까지 관내 주요 섬인 소매물도, 대매물도, 죽도, 비진도 , 용호도 등 5개 섬에서 모두 20t의 생활 쓰레기를 수거했다.
통영시는 조만간 여객선 선사와 협의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섬의 쓰레기를 육지로 가져오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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