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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넋두리 열 두 구절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2. 4. 11. 14:59
★아내의 넋두리 열 두 구절★

아내의 넋두리 열 두 구절
**죽암 장석대 **


1) 우리엄마 나 낳을 적에 서 말 서 되 피를 쏟고 우리엄마 나 기를 적에 여덟 섬 너 말 흰 젖 먹였네 2) 혹시나 병이 들까 배고플까 가슴 조이며 젖가슴에 손을 데워 금지옥엽金枝玉葉으로 나 길렀네 3) 우리엄마 나 잉태할 때 먹구렁이 태몽 꾸었나 봐 저 능구렁이 같이 능걸맞은 사내에게 낚였네 4) 맨발로도 못 따라갈 이 세상인데 양주 폭탄주 다 퍼마시고 담장 밖 꽃도 넘보았네 5) 쌀 한 됫박 사려고 구걸하듯 손내밀 때, 좋은 인상 뻔데게 되니 벌린 손 부끄러워 빈손으로 돌아 왔네 6) 세상물정 몰랐어도 사내 품은 그리웠는 지 달덩이 같은 아들 낳고 양귀비 같은 딸을 낳아 보람있었네 7) 아비 거둥 닮을까 봐 온갖 시련 겪으면서 능걸맞은 것이야 두고라도 주색껍질 벗기만을 소원했었네 8) 내 팔자 탓하며 악착같이 살았더니 세월이 약이 되어 주색껍질 허물 벗고 이제서야 조강지처 알아 주네 9) 애비 눈치보며 애지중지 키운 자식 덕 좀 보려 하였더니 장가가고 시집가서 제 잘난 멋으로 살려하네 10) 늘그막에 지난 세월 회상하며 오순도순 살려는데 해구海狗같던 그 정력 어디에다 쏟았는지 쌀쌀맞게 돌아 눕네 11) 늙어지면 등 긁어 줄 사람 부부 밖에 없다기에 선심 써서 긁어주려다 구박받던 생각이 나서 오르던 손 내려 오네 12) 숱한 고생하면서도 모아 둔 비자금을 주려다가 전에 있던 그 버릇이 또 도질까 봐 떨리는 손 망설여 지네. **죽암 장석대 ** 2012.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