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밭에 비료주기와 0:7
한때 ‘착각은 자유’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북한의 김정일이 꼭 그 꼴이다. 우상화 신격화가 오래되자, 김정일은 스스로 인간이 아니라 전지전능한 신으로 착각한다고 하였다. 아마도 자기 아버지 김일성이 솔방울로 총탄을 만들고, 두만강 강물 위를 걸어서 건넜다는 신화를 만들다 보니, 그 자신도 아마 신화 속을 걷고 싶었나보다.
그 김정일이 개성 인삼밭으로 현지지도를 나갔다. 김정일은 인삼밭 일꾼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 인삼이 잘되려면 비로를 많이 주어야 한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풍부한 비료가 공급 되었고, 일꾼들은 전지전능한 신의 가르침에 따라 비료를 인삼밭에 흠뻑 주었다.
아마 아는 사람들은 이 이야기가 여기까지 진행되면, 그놈의 인삼밭이 어떻게 되었을지 짐작하였을 것이다. 인삼이나 더덕 같은 종류는 화학비료를 맞게 되면 모두 썩는다. 신령스런 산야토 속에 사는 식물은 지극히 화학비료를 꺼린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북한의 위대한 신은 인삼밭에 비료를 뿌리게 하였다. 그리고 그 인삼밭은 곧 폐허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북한의 비극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사건 중의 하나다. 그러나 1인이 신처럼 지배하는 독재치하의 웃기는 촌극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시청하던 김정일이 또 현지지도를 했다는 소식이다. "(1대2로 석패한) 브라질 경기를 지켜본 김정일은 '전반전엔 잘했지만 후반전에 방어만 해서 이기지 못했다'고 지적하고는 '역습을 하기 위해서는 전진 방어를 해야 한다'며 중간 방어수(수비수)의 위치까지 일일이 잡아줬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은 포르투갈전이 열린 지난달 21일에도 남아공 현지에 파견한 책임자에게 경기 도중 두 차례에 거쳐 전술 지시를 하달했고, 이 지시는 김정훈 북한 축구 대표팀 감독에게 전달돼 경기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날 북한은 점수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공격 일변도의 경기를 고집해 0대7로 대패했다.
김정일은 神이 아니다. 그저 우매한 독재자일 뿐이다. 그런 그가 세상 이치를 모두 깨달은 도인처럼, 신처럼 행세한다는 것은 오직 독재왕국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일 것이다. 그리고 그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불쌍한 인민들.
월드컵에서, 인삼밭에서 만나는 김정일의 무능이 인민들을 덮고 있는 지금의 북한. 폐허가 된 인삼밭과 무능한 1인 독제체제 하에서 그렇게 0:7로 폐허가 된 북한 축구. 김정일은 神이 아니라 0:7로 질 수 밖에 없는 무능한 자일 뿐이었다.
그러한 자가 2300만 북한 동포의 머리 위에서 神으로 살고 있다. 그 해괴망측한 세상이 우리 민족에게 벌어지고 있다는 슬픔. 筆者는 오늘 북녘 하늘을 바라보면서 애처로운 한숨을 몰아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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