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여기가 유토피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맑은 물을 자랑하는 내린천. 그 최상류는 따로 계방천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오대산 줄기인 계방산을 적시고 흐르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계방천 주변 마을은 해발 고도가 최소 600m 이상으로 아주 높은 편이다. 물 맑고 공기 시원하니 요즘처럼 무더울 때는 더 바랄 게 없는 유토피아다.
내린천 발원지인 홍천군 내면 광원리의 을수골 초입. 7개의 소(沼)를 만들어놓고 흐른다 해서 칠소(七沼)라고도 불리는 칡소폭포엔 열목어가 산다. 열목어(熱目魚)는 맑고 차가운 1급수에만 사는 냉수성 어종.
눈에 열이 많아 수온이 높으면 눈이 터진다는 물고기다.
칡소폭포에서 열목어를 만나다
당연히 서식조건이 아주 까다롭다. 숲이 울창해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으면서 아무리 무더운 여름날에도 수온이 20℃ 이하인 곳이어야만 한다. 수량도 늘 일정해야 한다. 물론 성어(成魚)가 숨을 수 있는 큰 돌이나 바위가 있고,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깊은 소(沼)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 바로 내린천. 특히 내린천의 최상류 지역인 을수골, 명개리 등은 열목어가 서식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지닌 곳으로 꼽힌다.
56번 국도변에서 '열목어 서식장소'라는 팻말을 보고 포장도로를 따라 150m 들어가면 왼쪽으로 칡소폭포식당이 나온다. 이곳 널찍한 마당에 주차하고 몇 발자국만 걸으면 칡소폭포를 내려다볼 수 있는 바위가 나타난다. 주차장 사용료는 30분 이하면 무료, 30분~1시간은 2000원이다.
이곳에선 열목어들이 폭포수를 거슬러 올라가는 가슴 벅찬 장관을 두눈으로 똑똑히 감상할 수 있다. 높이 2~3m나 되는 폭포수를 거슬러 오르는 열목어떼를 보면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느껴진다. 팔뚝보다 큰 녀석이 거슬러오를 땐 몸을 뒤흔드는 소리도 가까이 들린다. 아직 이 땅이 건강함을 잃지 않았다는 증거다.
열목어가 뛰는 장관을 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온 다음날 기온이 올라가면 열목어는 폭포수를 뛰어넘는다. 특히 여름철엔 수온이 올라가는 오후 3~4시 무렵엔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진달래 피는 봄철 산란기에도 이런 광경이 자주 목격된다. 열목어를 관람할 때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예민한 열목어들이 경계하기 때문이다. 또 열목어가 뛴다고 해서 고함을 지르거나 돌을 던지는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한다.
폭포를 뛰어오른 열목어가 거슬러 오르는 을수골 구경도 좋다. 개울이 '새 을(乙)'자처럼 굽이돌며 흐른다는 을수골, 즉 을수동(乙水洞)은 내린천 발원지를 품고 있는 계곡이다. 당연히 그 안쪽은 우리나라 최고의 청정 지역인데, 차량 통행이 가능한 비포장 길이 오대산 안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걷기 마니아라면 도보로 을수골 위쪽까지 걸어갔다 오는 것도 괜찮다.
세 봉우리의 정기를 받아 약효 탁월한 삼봉약수
칡소폭포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엔 삼봉약수가 있다. 삼봉약수라는 이름은 이 세 봉우리의 정기가 모인 곳에서 나오는 약수라는 뜻이다. 백두대간 갈전곡봉(1204m)에서 서쪽으로 10리쯤 뻗어 나온 산줄기인 가칠봉(1240m)과 응복산(1156m)에서 발원하는 실룬계곡에 있어 실룬약수라고도 불린다. 물맛이 좋아 일찍이 '한국의 명수 100선'에 들었다.
삼봉약수의 주성분은 제일철·탄산·중탄산이온으로 위장병에 특효가 있고, 신경쇠약·피부병·신장병·신경통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20여년 전에 수질검사를 한 결과 적정량의 불소이온이 검출됐다. 그래서 이 약수는 풍치나 구강빈혈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약수가 나오는 구멍이 세개가 있으며 그 맛이 모두 다르다. 그중 맨 아랫것이 가장 강한 맛이 나는데 처음 먹는 이는 쇳내 때문에 못 먹을 정도다. 처음 발견 당시엔 바위틈에서 졸졸 흘렀지만, 물을 받기가 곤란하자 관리하던 사람이 바위 틈 아래의 보글거리는 곳에 구멍을 팠다. 그러자 바위틈에서 나오던 물이 그쳤다. 그리고 나중에 그 아래에 구멍을 또 하나 파니 위쪽 두 구멍에서 나던 약수의 물맛이 약해졌다고 한다. 아래쪽엔 나중에 새로 발견된 약수도 있다. 삼봉약수 옆의 산장은 병을 고치러 온 사람들이 장기 체류하는 곳이다.
삼봉약수는 백두대간 기슭의 홍천 삼봉자연휴양림 안에 있으므로 삼림욕을 겸해 찾기에 아주 좋다. 산막이 조성된 숲은 아름드리 전나무와 주목 등 침엽수와 거제수나무, 박달나무 등 활엽수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거기에 열목어가 서식하고 있는 맑은 계류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여행정보
●교통
▲서울-춘천간고속도로→동홍천 나들목(좌회전 홍천 방면 2km)→56번 국도(서석·창촌 방면)→서석→창촌삼거리(좌회전)→칡소폭포→삼봉자연휴양림 ▲영동고속도로→장평 나들목→6번 국도(봉평 방면 6km)→봉평→424번 지방도→보래터널(최근 개통해 이정표 없음)→31번 국도(창촌 방면)→창촌삼거리(우회전)→56번 국도(양양 방면)→칡소폭포→삼봉자연휴양림 < 수도권 기준 2시간30분~3시간 소요 >
●숙박
삼봉자연휴양림( www.huyang.go.kr 033-435-8535) 요금은 4인실(비수기·주중/주말·성수기) 3만2000원/5만5000원, 5인실 4만원/7만원, 6인실 4만원/7만원, 20인실 10만원/15만원.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 주차료 3000원. 야영데크 4000원, 오토캠프장 8000원.
칡소폭포 건너편엔 폭포소리민박(010-8749-0327) 등이 있다. 삼봉약수 가는 길의 계방천 기슭 물가 분위기 좋은 곳에 펜션형의 새론민박(033-435-4696) 등 숙박시설이 많다.
●별미
칡소폭포에서 승용차로 2~3분 거리에 있는 약수식당(033-435-6845)은 메밀로만 만든 막국수를 차리는 식당이다. 1인분 5000원. 계방천과 자운천 합수 지점에 있는 동명양어장(011-360-7955)에선 송어회를 떠갈 수 있다. 1kg에 1만3000원. 삼봉약수터 입구에 식당을 겸한 민박집이 여럿 있다. 약수로 삶은 토종닭과 백숙 등을 판다.
●참조
홍천군청 033-432-7801
'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산, 화성정곡항, 선재도 드라이버 (0) | 2010.08.04 |
---|---|
용유도 을왕리 해수욕장 부근 (0) | 2010.08.04 |
전남 장흥 편백나무 치유숲 알몸은 되고 ‘누드’는 안돼? (0) | 2010.08.01 |
아! 여름! / 미천골 자연휴양림 (0) | 2010.08.01 |
스마트폰 앱 있어 "휴가 OK" (0) | 2010.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