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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고대 소왕국 ‘조문국’ 부활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3. 31. 19:36

 

잊혀진 고대 소왕국 ‘조문국’ 부활

'2000여년 전 찬란했던 의성의 역사를 깨운다.'

경북 의성군이 삼한시대 부족국가였던 조문국을 재조명하고 이를 역사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그동안 조문국에 대해서는 학계와 향토사학계, 일부 지역인사들만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다 2007년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의성의 자긍심을 되찾자"며 '조문국 박물관 건립 추진 범군민연대회의'를 결성하면서 조문국에 대한 관심이 지역 전체로 확산됐다. 범군민운동을 바탕으로 의성군은 조문국을 재조명하고 사적지를 정비·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각종 사업의 국비 지원이 확정되면서 오는 3월 박물관 착공을 시작으로 이 같은 사업이 본격화된다.

경북 의성군 금성면 '조문국 고분공원'. 의성군은 금성면 고분군 일대를 '조문국 역사문화체험지구'로 조성한다. | 의성군 제공

◇ 강성했던 고대 소왕국, 조문국 = 조문국은 삼한시대 의성군 금성면을 중심으로 지금의 의성 땅을 지배한 고대 읍성국가다.

< 삼국사기 > '신라본기'에는 "벌휴왕 2년(185년)에 파진찬(波珍飡·17관등 중 4관등) 구도와 일길찬(一吉飡·7관등) 구수혜를 좌우 군주로 삼아 조문국(召文國)을 정벌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런데 조선시대의 지리서인 < 신증동국여지승람 > '의성현 고적편'에는 "조문국의 옛터는 의성현의 남쪽 25리에 있다. 지금은 조문리라 한다"고 기록돼 있다.

조문국은 경북 북부권에서 종주적 위상을 가진 정치세력이었다. 하지만 신라에 병합되면서 '잊혀진 왕국'이 됐다. 의성에는 경주처럼 수많은 고분이 있다. 금성면 탑리리를 중심으로 대리리·학미리 일대에 230여기, 단촌면 후평리·관덕리·병방리·장림리와 점곡면 송내리 일대 400여기 등 모두 900여기에 달한다. 삼한 및 신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고분군이 과거 강성했던 정치세력이 이 일대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

특히 금성면에는 경주 왕릉에 비교할 만한 대형 고분들이 즐비하다. 대리리에는 '조문국 경덕왕릉'임을 나타내는 고분이 있다. 금성면 일대 고분군은 경북도기념물 제128호로 지정돼 있다.

◇ "의성의 뿌리, 조문국의 숨결을 오늘에" = 금성면 일대에서는 196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고분 발굴작업이 이뤄졌다.

의성군은 지난해 12월 한국고대사탐구학회 주관의 학술회의를 여는 등 2007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조문국 관련 학술회의와 포럼을 개최했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의성군과 학계에서는 조문국이 형성된 시기를 기원전 1세기쯤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북대 주보돈 교수(사학과)는 조문국이 신라에 복속된 시기를 3세기 후반 혹은 4세기 전반으로 보고 있다. 신라의 김씨 왕조도 금성면 일대에서 세력을 키운 것으로 학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향토사학자들이 '의성이 찬란했던 신라문화의 기틀이었다'는 자긍심을 갖는 이유다. 의성군은 '조문국의 화려했던 영광'을 알리기 위해 150억원을 들여 3월쯤 금성면 초전리 옛 조문초교 자리에 '조문국 박물관'을 건립하는 공사를 시작한다. 이곳에는 그동안 5개 고분에서 발굴된 유물 등을 전시한다. 내년 말 완공해 2013년 초에 개관할 예정이다.

또 금성면 대리리·학미리·탑리리 고분군 일대에 모두 397억여원을 들여 '조문국 역사문화 체험지구'를 조성한다. 3월쯤 고분전시관 공사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전체 230여기의 고분 가운데 120기가량을 정비한다. 이와 병행해 탐방로·토기촌·조문국 도읍지 탐방 전망관·고분역사공원·문화쉼터 등도 만든다. 각종 학술회의와 포럼 등도 지속적으로 개최, 고대 조문국의 역사를 깨워나갈 방침이다.

김복규 의성군수는 "조문국은 400년가량 존속한 것으로 알려진 고대 소왕국이자 신라 역사의 근간을 형성한 정치세력이었다"며 "역사문화체험지구 조성사업 등을 통해 자랑스러운 우리 고장의 역사를 세상에 알리고 역사관광자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