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성구미포구도 보고, 맛난 간재미회무침도 먹고
성구미 포구는 당진 윗쪽에 있는 포구로 서해대교를 건너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쭉 나오는 작은 포구들 중 하나다.
국도를 따라 지나가다 보면 한진포구, 안섬포구, 장고항...등등의 포구 표지판을 보게 되고, 성구미포구를 지나 더 가면
서해의 일출, 일몰이 장관인 왜목마을과 도비도가 나온다.
성구미포구의 경치도 경치지만 나의 제일 목적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는 성구미포구의 '간재미회무침'을 먹어보는 것이다.
'간재미'란 생선의 정체가 몹시 궁금했다.
출발지에 따라 약간씩 다르겠지만 서울 기준 약 한시간 반 정도 걸렸다.
성구미포구의 첫 느낌은...작구나...그리고 물이 무척 맑고 파랗다는 것!
규모는 작은 포구 중에서도 작은 포구였다. 앞에 펼쳐진 바다는 넓지만 포구 자체와 형성된 어시장은 매우 소규모였다.
배가 드나드는 작은 선착장 같은 곳...서해면서도 동해같은 느낌이 드는 바다빛이다.
복잡함도 없고, 어수선함도 없고, 그렇다고 인적이 너무 없어서 을씨년스럽지도 않았다. 적당히 한가로우면서도 사람냄새,
바다냄새가 나는 조그맣고 이쁜 어촌마을이다.
수많은 갈매기 중에 한마리를 찍었다!
포구에는 굴을 까서 파시는 아주머니 두 분이 계시는데, 굴이 붙어있는 바위를 옆에 두고 바로 바로 깐 싱싱한 굴을 파신다.
큰그릇 반 정도 까 둔 잔굴이 만 원이라고 하신다.
귀를 의심할 정도를 저렴한 가격! 설날 귀향만 아니면 사다가 미역국도 끓여먹고, 굴무침도 해먹으면 좋겠다 싶었다.
포구를 전체적으로 한번 쓱~ 훑은 다음 제일 중요한 일! 간재미회무침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찬찬히 구경하기로 했다.
성구미포구에는 횟집이 몇 채 있는데, 자연산 활어회 맛집으로 소문난 '국화집'을 찾았다.
큰 방이 세 개 정도 있었는데 점심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방방마다 손님이 꽉 차있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께 평상시에도 이렇게 사람이 많냐고 하니까 요즘은 기름유출사고로 사람이 많이 준거라고 하신다.
사고 전에는 회접시를 들고 서서 먹었을 정도라고 하시니 간재미회무침을 먹어보기도 전에 그 맛에 대한 궁금함이 더 해진다.
회를 중심으로 나오는 식단이라 밑반찬은 단촐하다. 옆 테이블에 회를 썬 모양을 보니 얇게 저며 접시 바닥에 깐 것이 아
니라 숭덩숭덩 썰어서 수북히 쌓아올린 막회였다. 딱 내취향! 싱싱한 굴이 입안에서 톡톡, 향긋하게 퍼진다.
쨔잔~ 이것이 간재미회무침! 한 접시 이 만 원인데 양이 푸짐하다. 어른 2~3명 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다.
외형상으로는 홍어회무침, 오징어무침, 골뱅이무침과 다를바 없어 보이는데, 과연 그 맛을 어떨까?!
이것이 간재미?! 생긴것이 홍어육질과 비슷하고 씹히는 맛도 비슷하다. 홍어는 홍어 특유의 톡쏘는 맛이 있는데 간재미는
그 맛이 없다는 것 빼고는 홍어회와 맛이 비슷했다. 간재미 자체도 맛이 있었겠지만 양념이 새콤! 달콤! 고소! 매콤! 한것
이 소문날 만한 맛이었다.
오이랑 미나리랑 함께 먹으면 아삭아삭 상콤~
보통 식당에서 이런 무침류의 음식을 주문해보면 주재료보다 야채같은 부재료가 훨씬 많아서 그 배반감에 분노하게 만드
는데, 이 간재미회무침은 정말 간재미가 훨씬 많았다. 밑바닥으로 갈수록 더 많이 발견되는 간재미들!
큰 그릇에 간재미회무침과 밥을 비벼 먹으라고 야채를 담아서 주신다. 일명 '간재미회덮밥'이라고나 할까! 당진이 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찰지고 기름진 좔좔 흐르는 쌀밥에 간재미회무침을 쓱쓱 비벼서 먹어보시라~ 아, 또 침 넘어간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소규모의 건어물 가게들...건어물 가게에는 대부분이 할머님들이 장사를 하고 계신데, 이 집 갔다 저 집 갔다 마실다니듯 하시면서 서로 팔아주기도 하신다. 자기집에서 사가라고 붙잡지도 않는다. 생선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여쭸더니 찍어, 찍어, 찍어주면 좋지 하신다. 할머님들이 모양은 다르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빨강모자를 쓰고 계신다는 점이 특이하다
매달린 물고기가 바로 '간재미' 가자미처럼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가오리나 홍어와 비슷하게 생겼다! 궁금증 해결~ㅎㅎ
간재미는 4~5월이 제철이긴 하지만 가을이 지나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포구에는 말린생선, 멸치, 새우, 김, 오징어와 같은 건어물들만 파는 곳이 있고, 횟감들만 파는 곳이 따로 있다.
건어물 가게나 횟집이나 각기 열 곳이 채 안되는 작은 포구 어시장이다.
서대 또는 박대라고 불리는 생선이다. 생긴 것은 쫌 그렇지만...^^;; 구워먹으면 참 맛있다.
참조기가 맛있게 보여 만 원어치 사고, 멸치도 떨이라고 반값에 주고 샀다. 종류가 다양하진 않지만 저렴한 것 같았다.
횟감을 파는 가게도 몇 집 있다. 양은 많지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다. 회를 뜨는 곳 뒤로 포장마차처럼 간이 건물에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도 있고, 포구로 들어가기 전에 횟집도 5~6채 정도 있고, 포구 언덕 쪽에도 횟집이 있는데, 경치는 바닷가 바로 앞이라 이곳이 가장 좋을 것 같았다.
신기한건 갈매기들은 거의 모두가 한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 그러나 인간이든 동물이든 그 중 꼭 한 눈 파는 녀석이 있긴 하다.
날씨가 화장하고, 바람도 잔잔해서 바다가 반짝반짝....
바다에는 낮에도 별이 뜬다....
이른 아침에는 이 배들이 모두 고기를 잡으로 나가는걸까....
물 빠진 포구엔 굴껍데기들이 지천이다. 얼마 전 기름유출 피해를 입은 서해안 어는 바닷가의 기름을 뒤집어 쓴 굴 껍질
들이 생각났다. 이곳 당진은 사고지역에서 위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다행히 기름피해가 없다고 한다.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하니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어디론지 정신없이 날아다닌다.
저 제방 위로는 가보지 못했는데, 해질때쯤 제방따라 쭉 걸어도 좋을 것 같고, 일몰도 멋질 것 같다.
성구미포구는 거리도 가깝고 해서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다음엔 꼭 저 길을 걸어보리라!
성구미포구에서 왜목마을 방면으로 조금 가다보면 동양 최대의 방조제인 석문방조제가 나온다.
이곳으로 가면 지는 해를 더 가까이 볼 수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끝없이 쭉 뻗은 석문방조제 옆으로
해가 아주 붉고 선명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방조제에 올라가 드넓은 바다와 마주 대하면 가슴이 뻥 뚤린다.
당진쪽은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지역으로 부터 윗쪽에 위치하여 피해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서해지역이다 보니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뜸해졌다고 한다. 성구미포구에서 본 서해바다는 맑았고, 그곳에서 본 일몰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서해안 관광은 또다른 봉사라고 한다.
직접적 피해를 입은 지역을 기피해서도 안되겠지만, 피해를 입지 않은 서해안 지역도 많은데 그곳마저도 아예 발길을 끊지 말아야 한다.
성구미 포구는 수도권에서 한시간~한시간 반 거리로 가볍게 나들이 와서 맛있고 싱싱한 횟감도 먹고, 때묻지 않은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일몰도 멋진 곳이었다. 바로 옆 석문방조제를 시원스럽게 달려보는 것도 좋다. 약 삼십분 거리에 있는 삽교호에는 '함상공원'이라고 해군함정 두 척을 박물관화하여 다양한 전시물과 해병대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공원도 있는데 어른인 나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곳이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아이들이 무척 흥미로워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오전엔 함상공원에서 놀고, 오후엔 성구미포구를 둘러보면 알찬 하루 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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