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새 창문을 열때마다 깜짝 깜짝 놀란다.
나의 시간은 느리게 가는데,
자연의 시간은 시계바늘를 잡고 마구 돌리는 것처럼
빨리 흐른다.
벚꽃 몽우리가 맺혔네 했더니
어느날 갑자기 더운 날씨에 팝콘처럼 터져버렸다.
놀라고, 이뻐서 감탄하고...
하루 자고 났더니 간밤의 비에 홀랑 다 떨어졌다.
그러더니 봄에 찾아온 초여름...
그러더니 잔디가 파래지고, 나무에 새순이 돋고,
꽃들이 마구 피어나고...
오늘 오후에 나갔다가 또 놀랬다.
나뭇잎이 엄청나게 많이 나서 우리 동네가 며칠새 확 바꼈다.
초봄에서 초여름으로...
여행 다니면서 집밖의 풍경만 카메라에 담을 줄 알았지,
요즘들어 정작 집앞에 핀 나무, 꽃,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아들이랑 동네 한바퀴 돌기로 했다.
갓 돋은 연두빛 어린잎은 어린 애기들처럼 솜털이 보송보송하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꽃분홍'색이네~! 촌스럽다고 타박하지 말자, 우리라고 안 늙을까. 하늘에 벌어진 꽃잔치,,,
지금은 다 졌지만, 이곳이 환상의 벚꽃터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여의도 벚꽃축제에 가지 않는다.
쫄바지에 헬멧을 쓴 사람들은 운동을, 나는 슬슬 바깥 구경을 하기 위해 자전거를 탄다. 나의 삼천리 자전거가 여의도땅을 밟는 날까지 아자, 아자~! 이 자전거 도로를 따라 계속 가면 여의도를 지나 강북까지 갈 수 있다던데, 지금 목표는 여의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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