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청호 윤봉석
내가 가진 거라곤 건강한 좋은 생각과
맑고 깨끗한 영혼뿐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통째로 다 주어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이 글을 읽고 마냥 행복해하며
아름다운 생각을 하는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
삶의 굴레가 무거워 휘청거릴 때
수레바퀴 같은 인연
동지섣달 설한풍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 줄
굴참나무 장작의 모닥불 같은 인연
구멍 난 가슴에 문풍지 같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슬픔을 맞았을 때 남이 볼까
눈물을 닦아서 감추는 손수건 같은 인연
아픔도 가려움도 기쁨도 함께 나누며
그림자처럼 다정다감한 인연을 만나고 싶다
차가운 봄바람이 감기몸살을 몰고 올지라도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해
인내할 줄 아는 좋은 인연
인생길에 소낙비가 올지라도 비를 함께 맞으며
찬란한 무지개를 말없이 기다리는 인연을 만나고 싶다
아름다운 꽃을 보아도 꺾을 줄 모르고
욕심 없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하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
천하를 다 얻은 것처럼 행복해하며
외모보다는 마음이 비단 같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
바다에 가면 낚시를 던지고 그물을 칠 줄 알고
산에 가면 토끼를 쫓을 줄 알며
메아리를 부를 줄 아는 인연
하늘에 가면 날개를 펴 만인을 살필 줄 알고
땅에 있을 땐 만인과 대화가 잘 통하는
온달 장군을 다스리는
평강공주 같이 두 량 있는 인연을 만나고 싶다
꽃을 보면 아름답다고 감탄할 줄 아는 인연
낙엽이 지면 눈물을 흘릴 줄 알고
음악이 있으면 어깨춤을 들썩이며
콧노래로 따라부르며 리듬을 탈 줄 알고
술이 있으면 젓가락 장단을 칠 줄 아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를 줄 아는 인연을 만나고 싶다
허허 막막한 인생에 도정에서 만난 인연이지만
내가 아름다운 꽃을 볼 때 나의 눈이 되어주고
내가 노래가 부르고 싶을 때 나의 입이 되어주고
내가 산책을 하고 싶을 땐 나의 발이 되어 줄
꽃보다 아름답고 말보다 고운 인연을 만나고 싶다
풍선 같은 그리움엔 마음껏 날고
꽃같이 아름다운 사랑에는 마음껏 웃고
소낙비 사연에는 마음껏 울고
임 그리워 얻은 열병 의사에 처방전도 없지만
하루를 살다 뜨겁게 데어 죽어도
용광로 불꽃같이 뜨겁고
불사조처럼 영원한 아가페 인연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