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김해참죽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0. 5. 15. 22:13

 

 

참죽은 남부 지방에서는 오래 전부터 흔히 먹는 음식이다. 어린잎을 따 장아찌, 부각 등을 해서 먹는다. 이를 덖어 차로 해서 마시기도 하고 나물로도 먹는다. 중부 지방 위로는 참죽을 잘 알지 못한다. 참죽나무는 따뜻한 기후에서 자라 중부 지방 위로는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경상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참죽을 가죽 또는 까죽, 까중이라 부른다. 그래서 참죽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가죽나무와 헛갈릴 수 있다. 참죽나무는 멀구슬나무과 식물이고, 가죽나무는 소태나무과 식물이다. 가죽나무의 잎은 식용으로 쓰이지 못하고 뿌리의 속껍질은 한약재로 쓴다.

경남 김해시 지도보기

  • 1 꾸불꾸불한 가지 끝에 가까스로 잎을 달고 있는 나무가 참죽나무이다. 앞의 큰 나무는 수령 100년이 넘는다.
  • 2 오래된 참죽나무 몸통에서 어린 순이 돋고 있다. 참죽나무는 생명력이 강하여 죽은 가지 옆으로도 새 가지를 낸다.
  • 3 장아찌를 담그기 위해 어린잎만 골라 담아놓은 것이다. 잎이 더 자라면 붉은색이 옅어진다.

 

 

‘가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참죽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이다. 중국에서는 나무는 香椿樹(향춘수), 잎은 香椿(향춘) 또는 香椿葉(향춘엽)이라 한다. 가죽나무는 臭椿樹(취춘수)라 한다. 일본에서는 참죽의 나무와 잎을 두루 香椿(향춘)이라 한다. 참죽은 중국과 대만, 일본에서도 식용한다. 두부요리에 흔히 쓰며 만두에도 넣는다. 참죽나무가 우리 땅에 들어온 것은 고려 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부 지방에서는 울타리나무로 흔히 심었다. 민가 주변에서는 흔히 볼 수 있으나 야산에서는 발견되지 않아 재배종으로만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스님들이 즐겨 먹었다는 말이 전하지만 의외로 사찰 주변에서는 참죽나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참중나무, 가중나무라고도 불리면서 그 ‘중’이 스님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이런 말이 번진 듯하다. 참죽나무는 높이 20미터까지 자라는 큰 나무이다. 참죽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지역은 경상남도 김해, 밀양, 진주, 함양과 전라남도 무안, 함평, 그리고 충청도 일부이다. 이 여러 지역에서도 참죽나무는 대체로 평지 마을에 심어져 있다. 추운 겨울을 버티지 못하니 같은 위도상의 지역이라도 산간 마을에는 보기 어렵다. 참죽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동네에는 마당에 감나무 심어놓듯이 집집이 참죽나무가 한두 그루씩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자가 시집을 가 새살림을 날 때면 반드시 참죽나무를 한 그루 새로 심었다는 말도 전한다.

 

 

장아찌, 부각으로 먹는다

참죽나무에서 먹을 수 있는 부위는 잎이다. 4월 중순에 빨간 새순이 돋으면 이를 뜯어다 데쳐서 무침을 해먹기도 하고 전을 부치기도 한다. 어린 순으로 하는 것은 장아찌가 더 흔하다. 순을 살짝 데치거나 소금에 절여 씻은 후 말렸다가 고추장에 박아 놓으면 서너 달 후부터 먹을 수 있다. 쌉싸름한 향과 매콤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잎줄기가 30㎝ 정도 자랐을 때는 이를 잘라 부각으로 만든다. 잎자루째 끓는 물에 3분 정도 데친 후 양념한 찹쌀풀을 발라 말린다. 제법 큰 나뭇잎이라 억셀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야들야들하다. 5월 중순까지는 그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다. 최근에는 참죽이 건강식품으로 연구되고 있다.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칼슘이 다시마만큼 많다. 또 참죽나무는 독특한 향이 있어 벌레가 꾀지 않아 농약을 칠 필요가 없으니 최근의 웰빙 트렌드에 딱 맞는 음식으로 조명 받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이 참죽에 대한 인지도가 극히 낮다. 참죽 맛을 아는 남부지방 출신 수도권 이주 1세대들은 참죽을 구할 수가 없었고, 그 2세대들은 참죽 맛을 아예 모르니 거의 외래 식물과 비슷한 취급을 당한다.

 

 

그 맛을 아는 사람들만 찾는다

경남 김해시 진례면 시례리 신기마을은 오래 전부터 참죽 가공업을 하고 있는 마을이다. 사방으로 얕은 산이 빙 둘러쳐 있는 평지형 마을이라 바람이 적고 볕이 좋다. 참죽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신기마을 가구는 50여 호 되는데 집집이 참죽나무가 몇 그루씩 있다. 1960년대부터 이 지역 사람들은 참죽부각과 장아찌를 만들어 부산과 대구 등지에 내다팔았다. 1990년대 들어서는 아예 작목반을 만들어 마을 공동 사업으로 참죽을 가공하고 있다. 작목반 이름이 ‘신기 가죽자반 작목반’이다. 이 지역에서는 아직 참죽을 가죽이라 하는 사람들이 많고, 자반이란 흔히 소금에 절인 생선을 말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채소류를 짭짤하게 소금간 하여 반찬으로 쓰는 것도 자반이라 하니 이런 이름이 붙었다.


최근 매스컴의 영향으로 참죽 수요가 다소 늘었다고는 하지만 수도권의 대형 식품매장에서도 찾을 수 없을 만큼 일반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예전부터 참죽을 먹어온 사람들이나 그 특유의 맛을 못 잊어 꾸준히 찾지, 젊은이들은 이 맛을 어색해하고 있는 것이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의 농촌 사회가 급격하게 붕괴되면서 농촌의 전통적인 먹을거리도 함께 사라진 결과이다. 신기마을 박건태 작목반장은 “KBS 6시 내고향 한 방이면 한 해 팔 것을 다 팔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1년 내내 찔끔찔끔 나가 목돈으로 생산비 들이는 게 부담이 된다”고 말하였다. 복원해볼만한 전통음식임이 분명하지만 그에 드는 노력과 비용, 시간은 상당할 것으로 보였다. 음식문화도 한번 무너지면 되살리는 데 퍽 힘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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