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

총선 민주당 공천 명목 수십억원 투자금 받아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2. 8. 27. 10:31

[단독] 민주당에 엄청난 악재 닥쳤다

4ㆍ11 총선 과정에서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십억원의 투자를 받은 혐의로 친노 성향 인터넷 방송국 '라디오21'의 편성제작총괄본부장 겸 이사 양경숙(51)씨가 전격 체포됐다.

검찰은 정치홍보 업무도 겸하면서 야당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양씨가 이 돈을 실제로 공천헌금이나 당대표 경선자금 명목으로 민주당 실세 쪽에 전했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공천헌금 사건에 이어, 민주당도 공천헌금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오름에 따라 대선을 4개월여 앞둔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6일 정치권과 사정당국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주말인 지난 25일 양씨를 전격 체포해 조사 중이다. 양씨에게 수십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전직 서울시 구의원 A씨와 A씨의 지인인 투자자 2명도 함께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주거지에서 투자 관련 서류휴대폰 등도 압수했다.

검찰은 A씨의 소개로 투자한 2명이 "양씨에게 수십억원을 줬지만 A씨가 공천을 받지 못하고 별도로 투자수익도 받지 못했다"고 발설하고 다닌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십억원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돈이 라디오21 쪽으로 들어간 후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씨에게 돈을 건넨 A씨 등으로부터 양씨가 민주당의 실세 정치인을 언급하며 공천을 약속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씨는 사업 확장과 관련된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으며 투자계약서도 작성했기 때문에 공천헌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측도 "이번 사건은 공천헌금이 아니라 양씨의 개인적인 투자사기 사건"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민주당 당 대표 보좌관 출신인 양씨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인터넷 방송을 하다 2003년 2월 정식 개국한 라디오21의 출범에 주도적으로 관여, 대표를 지냈으며 지금은 방송책임자로 있다. 문성근 민주당 상임고문이 2010년 야권단일정당을 주창하며 시작한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집행위원도 지냈다.

투자 가장한 공천헌금인가 단순 사기인가 규명에 초점


남상욱기자


대검 중수부가 공천헌금 명목으로 거액의 사업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양경숙(51) 라디오21 편성제작총괄본부장에 대해 직접 수사에 나서자, 사건의 향방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제기된 양씨 관련 의혹은 공천헌금 명목으로 서울시 구의원 출신 A씨 등 3명으로부터 수십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받아 '어딘가'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검찰이 25일 양씨와 A씨 등 돈을 주고 받은 사람들을 전격 체포한 것도 이들이 어떤 명목으로 돈을 주고 받았는지, 양씨가 받은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볼 수 있다.

현재로선 양씨가 이 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했거나, 실제 공천헌금으로 받았을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 양씨와 A씨 등은 투자계약서까지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씨가 몸담은 라디오21은 소규모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다. 또 양씨는 각종 선거에서 선거홍보 업무를 해왔지만 이 또한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양씨가 순전히 투자 명목으로 수십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유치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대검 중수부가 직접 나서 돈 거래에 관여한 4명을 모두 체포한 것이 심상치가 않다. 검찰이 단순한 투자사기로 봤다면, 투자 피해자까지 체포할 필요성이 떨어진다. 이는 결국 검찰이 이번 사건의 성격을 '투자를 가장한 공천헌금 거래'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따라서 앞으로 검찰 수사는 이 돈이 민주당 실세에게 건네졌는지 규명하는 쪽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이번 사건이 민감한 이유는 또 있다. 만약 양씨가 실제로 공천헌금을 건네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검찰이 돈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씨는 라디오21 개국 초기부터 친노 인사들과 친분을 맺어왔다. 특히 문성근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야권 단일정당을 주창하며 발족한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집행위원을 맡으며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민주당의 각종 선거에서 홍보 업무를 맡는 등 당내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

문제는 양씨가 돈을 받을 무렵을 전후해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지난 1월과 6월 두 차례 치러졌다는 점이다. 검찰이 돈의 흐름을 쫓다 보면, 전당대회 경선자금으로 흘러간 흔적이 포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검찰이 대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대검 중수부를 투입한 것은 이처럼 이번 사건에 내재돼 있는 여러 가지 휘발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부산지검이 여당인 새누리당 공천헌금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여야 간 균형 맞추기 차원에서 무리하게 수사를 시작했거나 사건의 파장을 의도적으로 키우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대검 중수부가 나서고도 공천헌금에 대한 뚜렷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기존의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에 이어 또 하나의 '야당 죽이기 공작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화갑 보좌관하며 정계인맥 형성 시작 열린우리당서 홍보 담당… 親盧 와 유대


김혜영기자


양경숙(51) 라디오21 방송편성제작본부장은 방송 프로듀서 출신으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보좌관을 거쳐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홍보 담당 당직을 지낸 정치 홍보전문가다.

전북 전주 출신인 양씨는 1985년 KBS에 입사, 성우와 PD로 방송계에서 일했고 TBN 한국 교통방송 개국 멤버로 총괄제작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그리운 금강산' '북한 고려의학 의 현장을 가다'등 북한과 관련한 굵직한 다큐멘터리를 잇달아 제작하며 방송계의 대표 적인 '북한통'이자 다큐멘터리 전문 PD로 이름을 알렸다.

한때 거평그룹 계열 홍보회사인 IMS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양씨는 2001년부터 민주당 한 화갑 대표의 4급 보좌관으로 채용되면서 넓은 정계 인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특히 재 보궐 선거와 17대 총선이 있었던 2003년부터 2004년 초까지는 열린우리당의 방송연설기 획실장을 맡았다. 그는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2010년 지방선거를 비롯한 각종 선거에서 선거 로고송을 제작하는 사업도 벌였다.

친노 성향인 양씨가 16대 대선 때 문성근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배우 명계남씨,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과 함께 만들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 매체 '노무현 라디 오'를 정식 방송으로 개국한 것이 현재의 라디오21이다. 이런 인연으로 양씨는 2010년 에는 문성근 고문이 제안한 야권 단일정당 지지 시민운동인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프 로젝트' 집행위원을 지냈다. 또 최근까지 웹진 서프라이즈 이사, 인터넷신문 뉴스페이 스 발행인 등으로 활동하며 각종 정치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한국일보

김영화기자 yaaho@hk.co.kr
남상욱기자 thoth@hk.co.kr

입력시간 : 2012.08.27 02:38:15
수정시간 : 2012.08.27 10:0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