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

“신부님 무서워서 성당 못들어가요”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0. 5. 31. 22:44

“신부님 무서워서 성당 못들어가요”

명당성당 4대강 반대 시위에 놀란 천주교 신자
"종교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신부님들 무서워서 성당에 못 들어가요” “이 십자가 목걸이 던져버리고 갈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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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명동성당을 찾은 천주교 신자

박수자(71)씨는 '천주교 사제의 4대강

선거악용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십자가 목걸이를 던지겠다"고 말하고 있다.  

31일 명동성당 앞을 지나던 천주교 신자 박수자(71)씨는 4대강 반대 거리시위를 벌이고 있는 신부님들을 보여 이같이 말했다. 그녀는 얼마 전 세례를 받은 천주교 신자로 분홍빛 십자가 목걸이를 걸고 명동 성당을 찾았다가 시위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박 씨는 “성스러운 성당 앞에서 왜 시위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치적 문제에 이같이 거리에 나와 반대를 표하는 것은 종교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종교인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이렇게 시위를 벌이는 신부님들을 보니 너무 무서워서 성당에 들어가지 못 하겠다” “신부님들이 빨리

종교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을 이었다.

이날은 천주교 사제들이 지난 24일부터 8박 9일 동안 진행한 거리 집회 해단식을 갖는

날이었다. 31일 오후 3시 사제들이 해단식을 벌이는 시각, 그 앞에서는 전국환경단체협의회와 4대강 지역주민들이 ‘천주교 사제의 4대강 선거악용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당 앞에서 서성이던 박 씨는 “시위를 뚫고 성당에 들어가느니 신부님들의 4대강 선거악용 규탄에 동참하겠다”며 “집회가 끝나고 나면 이 십자가 목걸이를 던지고 가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한편, 명당성당을 찾은 시민들도 “신부님들이 거리집회를 벌이고

있어 들어갈 수가 없다”며 “지나친 정치개입은 보기에 좋지 않다”며 아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