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

"태양이 미소를 짓는 듯" 이스터섬 개기일식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0. 7. 12. 16:42

"태양이 미소를 짓는 듯" 이스터섬 개기일식

 

4천여명 관광객 몰려..남태평양 상공에 1만1천km 원호 그려져
(항가로아 < 칠레 > AFP=연합뉴스) "마치 태양이 미소를 짓는 것 같았어요.

태양이 마치 수평선에 걸린 초승달 같았어요."

11일 개기 일식으로 태평양 상공에 1만1천km의 원호가 만들어지면서 오지의 섬들이

어둠에 잠긴 가운데 개기 일식은 신비의 섬 이스터섬에서 절정을 이뤘다.

정오 무렵 달이 태양 앞으로 나와 지구와 일직선을 이루면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섬의

고대 석상들을 두루 감싸던 태양빛이 사라지고 하늘이 검게 물들어 가자, 이 4분41초간의 개기일식을 지켜 보려고 며칠 전부터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수천 명의 관광객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마치 조명등이 켜진 야간 경기장에 있는 것 같았다. 하늘은 아주 청명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 구름을 쫓아내고 있었다"고 현지 공무원인 프란시스코 하오아씨는 말하고 "이 근방에서 밝게 빛나는 물체가 나타나 사람들이 UFO(미확인비행물체)라고 웅성대기도 했다"고 전했다.

개기 일식이 제일 먼저 관측된 타히티섬에서는 축구라면 사족을 못 쓰는 주민들이 월드컵 결승전 시청도 중단하고 하늘의 조화를 지켜보기도 했다.

그리니치 표준시(GMT)로 당일 오후 6시15분(한국시각 12일 오전 3시15분) 남태평양 통가에서 동남쪽으로 700㎞ 떨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개기일식은 GMT로 오후 8시11분 이스터섬을 감싸며 동쪽으로 향하는 원호를 그린 후 칠레 남부와 아르헨티나를 지나며

끝났다.

이날 이스터섬엔 약 4천여명의 관광객과 과학자, 사진가, 영화제작자와 언론인들이

몰려들었고, 이스터섬과 타히티섬은 1천80만 달러의 관광 수입을 올리며 개기일식

특수를 누렸다. 영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도 이곳을 찾았다.

관광객이 몰려올 것에 대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3천여년 전 고대 거석상을 중심으로 경비를 강화했던 이스터섬 당국은 이날 프랑스인과 일본인 관광객 2명을 석상 훼손 행위 혐의로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