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충북 - 제천 - 의림지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0. 8. 10. 14:36

충북 - 제천 - 의림지

충청북도 제천으로 출발.
순전히 막히는 게 싫다는 이유로 택한 경로치고는 제법 멀었다. 한 4시간 쯤 걸린듯. ㅋㅋ
첨엔 문경을 가고 싶었는데 어버이날이라 관광 오신 어르신들 많을 것 같아 경로 변경.
중앙고속도로 부근에 있는 곳들 중에 찾으니 제천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 청풍 클럽 ES콘도 다녀간 생각이 나면서 덜 낯설기도 하고, 그때 봤던 제천의 경치가 아주 좋았기도 하고. 제천으로 검색하니 명소 중에 '의림지'가 있네. 근데 어라? 이거 어디서 들어본거잖아. 국사책에서 달달 외우던 거.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 제천 의림지!! 3대 저수지! 아니 근데 이 망할놈의 주입식 교육, 생각을 해본 적도, 입 밖에 내보낸 적도 없는 단어들이구만 '의림지' 하니 반사적으로 저런건 어디에 저장되 있다 튀어나오는 거냐고. (이런걸 보면 응급 처치 요령이나, 대피 상황 등은 주입식으로 달달달 외우도록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

암튼 드라이브 여행이 좋은 건 그냥 아무데나 들를 수도 있고, 경로를 바꿀 수도 있고.. 맘대로라는 것.
룰루랄라 안막히는 도로,, 네이트 드라이브가 안내하시는 대로 운전~ 조코~

ㅇ 박달재


제천을 거의 다 왔는데 이정표에 '박달재'가 보이길래 들렀다.
령 답게 꼬불꼬불 길인데 경치가 아주 좋았음. 꼭대기에 가니 이렇게 박달재 조각 공원이 있다. 산책도 할 수 있게 나무 계단으로 잘 만들어져 있었는데 높아서 내려보는 경치가 꽤 괜찮을 것 같았으나,, 전날의 등산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포기.

왜 박달재인고.. 하고 저 동상에 가서 글을 읽으니.. 오호!! 박달이가 사람이름이네?? 
요약하면 한양에 과거보러 가던 박달이가 이 고개를 넘다가 이 곳에 사는 금봉이라는 처자에게 눈이 홀딱 반해 사랑의 불꽃 팍팍. 사랑의 정을 나누고 '셤 붙고 와서 혼인을 하리라.' 언약을 하고 셤보러 가고, 금봉이는 하염없이 기다리고. 그러나 사랑으로 심장 벌렁해진 우리의 박달군, 한양가서 최종 마무리 복습 안하고 금봉양 생각만 하다 결국 낙방. 아놔.. 완전 쪽팔려진 박달군. 차마 쪽팔려 금봉에게 바로 가지는 못하고 이 사태 어째야 하나 고민. 아무것도 모르는 금봉양 그저 '왜 아니 오실까..' 낙심 낙심에 눈물 눈물하다 결국 병이 나서 사망.
죽은 지 3일 후에야 박달군 마을에 도착 -> 금봉양 사망소식 듣고 아연실색 -> 절벽 근처 금봉양이 보여 와락 껴 안았으나 -> 금봉양은 간데 없고, 박달군은 절벽아래로 추락. -> 사망... 했다는 슬픈 사랑의 이야기다.
동상에 새겨진 글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천둥산 바악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 노래가 BG로 깔린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박달군의 엄마는 또 얼마나 깜놀일까. 셤 보러 간 아들놈이 대체 돌아오질 않고 완전 행불된 상황이니.. 박달군의 사망 소식을 박달 모는 알게 되었을까, 박달모석이 되었을까? 머 이런 쓸데없는 얘기들을 주고 받는 우리. ^^;;

▲ 제천 글씨 옆에 마스코트가 바로 박달군과 금봉양! (근데 남원의 몽룡군과 춘향양도 저런 캐릭이었던거 같다. 우리나라 캐릭은 다 저래!)

▲ 조각공원에 있는 꽃, 이름이 뭐지? 데먄이 찍으셨음.

ㅇ 묵마을

▲ 근처에 있던 '묵마을' 대충 찾아갔는 데 완전 유명한 곳이가보다. 우리가 시킨건 도토리전, 도토리묵, 묵밥.
묵밥이란거 첨 먹어보았음. 차가울거라 생각했는데 따뜻하더라구.  도토리향이 진한건 좋은데 뭐 그냥 그랬음.

▲ 가게 앞에 있던 조형물. 학습효과때문인지 박달군과 금봉양이 오버랩.

▲ 제천,, 사과도 유명한가.. 그래도 그렇지 저런 조형물은 너무 오버스럽지 않나? (이거 보기전에 똑같은 형태인데 복숭아가 주렁주렁 달린걸 본터라 이거 봤을 땐 막 웃음이 나오더라는 .)

ㅇ 드뎌 의림지 도착!!


▲ 의림지가 유원지임을 보여주는 의림지 파크.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바이킹 꺅꺅. 노래 시끌시끌. 월미도 분위기. 조용한 느낌의 의림지와 정말 대조적이었음.

▲ 유원지엔 역시나 오리! 30분에 1만원 미만이면 타보기로 했지만 14,000원이나 하길래 포기.
그냥 돗자리 펴고 누워서 신선 놀음. 남들 오리 타는거 구경하면서..

▲ 의림지 풍경, 저수지를 한바퀴 삥.. 돌아 걸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는데 토요일임에도 사람들 북적이지 않아 더욱 맘에 들었음.


▲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 아래에 이런 계곡이 펼쳐져 있다. 저수지에서 내려가는 물이 폭포같다.



▲ 홀로 낚시하던 아이 강태공. 물이 맑아서 고기가 마구 보이는데 고기떼 움직임 따라 낚싯대를 이쪽으로했다 저쪽으로 했다 맘의 팔랑이가 마구 보이던 강태공이었음. 나중엔 아예 물에 들어가서 그물망으로 잡아 볼려고 열심. 그 모습이 귀여워서 사람들이 한참씩 내려다보며 구경.

ㅇ 어버이날, 아빠에게 카네이션을  ..

▲ 의림지 산책 후 중앙고속도로 타고 춘천으로. 어버이날이니 만큼.. 카네이션 5천원짜리를 사다 드렸다.

ps. 2박 3일동안 서울 - 충남 - 충북 - 강원 - 서울의 코스로 간만에 드라이브. 조용한 사색의 여행이 목적인지라 첨엔 혼자 떠날까도 했었다. 함께의 여행은 유쾌함이 더해지는 맛, 혼자의 여행은 다음을 기약해야겠음.
이번 여행의 총평이라면 자연이 주는 감동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즐거운 2박3일이라고나 할까. 특히 제천은 담에 천천히 둘러보고 싶을 정도로 참 이쁜 동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