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사랑하는 사람은 내 몸이 먼저 안다.
Q. 이십대 초반 여자입니다. 사귄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자고 싶어하는 오빠가 있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서 헤어졌어요. 시도 때도 없이 심지어 야외에서도 애무를 하고……. 게다가 제가 처음인 거 알면서도 자꾸 오럴을 해달라고 하니까 나중엔 못 만나겠더라고요. 헤어지고 나서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저 들으라는 식으로 3개월 못해서 콘돔이 썩고 있다니 이러는 거예요. 오빠는 정말 저를 사랑하지 않은 거 맞죠? ― gjkk님
A. 그가 당신을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았든 간에 (물론 불편한 거 티를 내는 데도 무작정 들이대거나 헤어진 여자친구한테 '콘돔' 운운하는 남자가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을 리는 만무하지만) 당신은 '안 하시길' 잘했다. 그가 밑도 끝도 없이 들이대고 애무를 하는데도 당신이 전혀 그 남자와 섹스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었다면 그는 섹스할 만한 상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여자 중에서 정말 아름다운 첫 섹스의 기억을 갖고 있는 여자들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최소한 섹스라는 것은 누군가를 위해서 '해주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거절을 못 해서, 지금 싫다고 하면 헤어지자고 할 것 같아서, 남자친구가 안쓰러워서…… 이렇게 한 '첫 섹스'는 안 좋은 추억만 남긴다. 내가 왜 그 남자와 잤을까, 그때 왜 그렇게 잤을까. 그 후회는 평생 간다. 그러다가 그 남자와 이별이라도 한다? 그럼 당장 "난 처음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헤어질 수가 있어! 내 모든 걸 다 주었는데……"하며 울며불며 할 게 뻔하다.
처녀성이나 순결은 함부로 생각할 것도 아니지만 고이 간직했다가 남자에게 선물처럼 줄 것도 아니다. 그건 생물학적으로 얇은 막에 불과하며 우리가 매번 실수하고 어설프게 마련인 '첫 직장' '첫 면접' '첫 사랑' 같은 생에 '첫' 경험 중 하나일 뿐이다. 너무 소중하게 생각했다가 잃거나 기대치에 미치지 않으면 오히려 상처와 후회만 강하게 남는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내 몸이 먼저 알아본다. 그의 애무와 손길이 왠지 불쾌하고 불편한 사람은 내 머리는 사랑해도 내 몸이 사랑하지 않는 남자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다? 당신이 먼저 시도 때도 없이 그를 만지고 싶고 그와 함께 있는 순간이라면 다른 사람의 시선쯤은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다.
더 이상 '그 남자와 잘걸, 혹 그 남자가 자지 않아서 헤어지게 된 걸까' 같은 고민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의 몸이 먼저 알아볼 멋진 남자가 조만간 나타날 것이다. 그때가 된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두려워하거나 겁내지도 말고 혹은 '줄까 말까' 쓸데없는 저울질 하지 말고,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는 '생에 가장 아름다운 첫 경험'을 만들어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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