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곳곳에 전설의 나무가 있다"
명성황후가 임오군란을 피해 여주로 피신하며 명성황후가 치성을 드린 나무, 경복궁 증축 시 징목으로 지정됐으나 주민들이 흥선대원군에게 간청해 징목에서 제외돼 대감나무라 불리는 나무.
서울시는 이처럼 천연기념물에 버금가는 노거수로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있거나 설화와 전설을 담고 있는 나무 214주를 보호수((保護樹)로 지정·관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가장 많은 종류의 나무는 느티나무로 총 106주가 지정돼 있으며 이어 살아 있는 화석 은행나무가 48주, 회화나무 18주, 향나무 14주 등이 지정돼 있다.
또한 각 나무마다 다양한 사연을 담고 있다.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터에는 48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이곳은 조선 중종 때 영의정 정광필의 집으로 꿈에 정승 허리띠 12개를 나무에 건 이후 400여 년 간 12명의 정승이 났다는 전설이 있다. 또 임진왜란 때 나무를 베려는 왜군에게 동네 노파가 생선 1마리를 주고 살렸는데 그때의 톱질한 상처가 뿌리 부분에 남아 있다.
또한 노원구 중계동에 660년 된 은행나무는 명성황후가 임오군란을 피해 여주로 피신하면서 이 나무 앞 민가에서 하룻밤 지내며 이 나무에 치성을 드렸고 이후에는 성황당터로 변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성동구 성수동에는 '대감나무'라 불리는 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경복궁 증축 시 징목으로 지정됐으나 주민들이 흥선대원군에게 간청해 징목에서 제외돼 대감나무로 불렸으며 이에 따라 이 동네는 전나무골(전해 내려오는 나무가 있는 고을)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밖에도 동대문구 전농4동 물푸레나무는 수호신이 깃들어 6·25전쟁 때 이곳에 피신한 사람은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았다고도 한다.
특히 서울시 보호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는 도봉구 방학동 은행나무로 올해 871세가 된 나무가 있다. 보호수 1호인 이 나무는 높이 25m, 둘레 10.7m로 서울시 보호수 중에서 가장 크기도 하며 자기 스스로 가지를 불태워 나라의 위태로움을 미리 알려주는 '애국나무'로도 불린다.
또한 이 나무에는 1.2m에 달하는 유주(乳柱, 나무 가지에 여성의 젖꼭지 모양처럼 줄기의 일부가 돋아나는 현상)를 지녀 예부터 나무에 빌면 아들을 낳게 해주는 신령수로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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