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욕망하던 그 남자 어디로 갔을까?
근래 들어 싸움이 잦아졌다. 그러다 보니 섹스도 뜸해졌다. 그의 몸이 그리워 죽겠는데 연락 한 번 없는 그에게 또 화가 난다. 그러다 보니 문득 궁금해지는 거다. 이렇게 매일같이 아귀처럼 싸워대는 게, 혹시 욕구불만 때문일까?
그러고 보니 최근 섹스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처음 몇 달 동안은 밤낮 가리지 않고 섹스를 요구하던 남자였다. 잠들기 전에 꼭 내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잠들고 뒤챌 때마다 꼭 껴안아주었더랬다. 그런 남자가 이제는 섹스는커녕 코골고 먼저 잠들기 일쑤다. 아, 역시 그도 변했다!
남녀가 처음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다가 어느 날 몸이라도 섞고 나면 그 뒤의 상황은 둘 중 하나다. 아, 이 남자 혹은 이 여자를 정말 좋아한 건 아니구나, 하고 화들짝 도망가든가 아니면 화르륵~ 불타오르는 뜨거운 연애가 시작되든가.
후자의 경우, 육체의 짜릿한 쾌감이 감정에 활활 불을 지핀다. 그녀의 피부는 얼마나 부드러운지, 그녀와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한지, 그녀의 눈만 마주 봐도 혹 짧은 치마만 보더라도 흥분된다. 밤낮도 없고, 하루에 두어 번, 많게는 서너 번도 섹스하고 싶다. 딱 3개월까지만!
그후부터 남자들은 슬슬 섹스 횟수를 줄인다. 핑계도 참으로 다양하더라. 외박하면 너 엄마 눈치 보이잖아, 내일 일찍 회사 가야 한다면서, 나랑 같이 있으면 출근하기 힘들잖아, 밤에 같이 있으면 그 다음날 사무실에서 자꾸 잠이 오더라....... 결국 다 같은 말이다. "이제 너와의 섹스에 익숙해졌어!"
이거 정말 짜증나는 일이다. 섹스를 환장할 만큼 좋아해서가 아니다. 그렇게 내 몸에 욕망하던 그 남자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나와 매일밤 같이 함께 있고 싶어하던 그 열정적인 남자는 왜 사라진 걸까.
격렬한 오르가슴의 기쁨은 사람을 더 사랑하게 만든다. 육정이 무서운 건, 섹스하는 순간 가장 사랑받고 또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이 사랑의 정점에 한 번 중독되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나와 같이 있어도 별로 자고 싶어하지 않는 남자를 보면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생각은 한 가지다. 이 남자, 변했어!
남자들의 마음을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매일매일 욕망하고 섹스하는 건 쉽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몸도 예전 같지 않고 섹스 생각도 덜 날 것이다. 일하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빨리 잠이나 자고 싶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열정적인 사랑보다는 편안하고 익숙한 사랑이 훨씬 좋을 것이다.
아. 그러면 처음부터 그렇게 뜨겁고 황홀했던 경험일랑은 주지나 말 것이지. 그토록 열정적으로 나를 사랑해주지 말지. 처음부터 알지 못했다면 사랑과 체온, 오르가슴 금단 현상에 시달릴 일도 없지 않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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