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김지현의 에로틱 칵테일

(99) 나이 든 남자랑 '할' 수 있을까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2. 21. 19:01

(99) 나이 든 남자랑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 만나, 말아?" 친구 P양이 만나자마자 하소연이다.

P양은 한 달 전, 선을 통해 나이 차이가 꽤 있는 남자를 만났다.

나이 차이가 좀 있는 정도가 아니라 그 남자 나이 이제 막 마흔하나가 되었으니

내 친구와 세대가 다른 셈이다.

 

듣기에 그는 참 좋은 사람 같았다.

연륜이 있는 만큼 신중한 성격에, P양이 원하는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고, 항상 구체적인 데이트

플랜을 짤 만큼 성의 있고, 일 주일에 서너 번을 만나자고 조를 정도니 P양에 대한 마음도 진심 같다.

 

그들이 지난 주말 드디어 함께 잔 것이다.

결혼 이야기까지 주고받은 관계이니만큼 적절한 타이밍에,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단계였다.

"그런데 말이야, 같이 모텔에 들어가서 씻고 막 시작을 하려고 했는데,

애무 단계를 거쳐서 막 들어오려는 찰나에 이 남자 물건이 죽어버리는 거야.

긴장해서 그러려니 하고 내가 다시 흥분을 시켜줬지, 그런데 또 들어오려는데 죽어버리고.

다음날 아침이 되면 괜찮아지려니 했는데, 아침엔 이 남자가 사정을 못 하고 금방 끝나버렸어."

P양에게도 몇 년 만의 섹스에, 결혼 문제가 걸려 있었으니 심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사실 나는 40대 남자와 섹스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7, 8살 나이 차이 나는 남자들은 만나봤지만 내가 이십대 때 일이었다.

그런데 주변에 나이 들어가는 남자 선배들이 '이제 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

'얼마 전에 비아그라를 주문해서 먹었다' '와이프가 샤워하면 무섭다'

'요새는 아침에도 잘 발기되지 않는다' 같은 이야기를 종종 들려주다 보니,

40대 남자의 섹스는 정말 부실한가, 라는 편견도 서서히 생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이번에는 아는 언니 S가 섹스 소식을 알려왔다.

"나 드디어 잤어. 자고 나서 그가 훨씬 좋아졌어!"

앗, 우연찮게 그 남자 역시 40대에, P양의 남자친구보다 3살이나 더 많다.

"운동을 꾸준히 하기도 한 것도 있고, 역시 연륜이 중요한가봐.

여자 몸을 잘 알아. 애무도 잘하고 물건도 괜찮았어.

힘세고 기력만 좋으면 단 줄 아는 어린 남자들보다 훨씬 낫더라."

 

그러고 보니 또 다른 아는 언니 J는 40대 후반의 이혼남과 사귀는데,

그가 섹스 때문에 자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놓은 적 있었다.

"너랑 섹스하는 게 너무 좋아" 하면서 술 먹고 찾아오는 그 남자가 진짜 나를 좋아하긴 하는 걸까,

고민했었던 것이다.

 

나는 당장 P양에게 전화를 걸어 이 소식을 전했다.

P양의 남자친구가 40대인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십대 초반, 내 안에 들어오자마자 사정을 해버리는 어린 남자도 있었고,

들어와도 별다른 느낌이 없는 아주 부실한 어린 남자도 있었다.

또 그중에는 처음에는 별 감흥 없다가 점점 더 훌륭한 섹스를 하던 남자도 있었다.

 

"우선 한 번 더 자봐! 절대 첫 경험에 모든 걸 판단해서는 안 돼. 나이의 문제가 절대 아니라구!"

"그래, 그렇겠지?" 하며 전화를 끊은 P양, 이번 주말에 여행을 가기로 했다는데,

그 뒤의 소식이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