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김지현의 에로틱 칵테일

(101) 섹스를 잘한다는 여자들의 생생한 고백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3. 6. 23:08

(101) 섹스를 잘한다는 여자들의 생생한 고백

 

 

자타공인 섹스를 잘한다는 여자 셋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직접 해보지 않은 이상 그들의 말을 제대로 믿기는 힘들지만 그들을 알아온 내내 단 한 번도 남자가 끊이지 않았을 뿐더러 헤어진 애인들이 밤마다 찾아와서 괴롭히는 게 비일비재한 만큼 그들의 말은 일리가 있다. 섹스가 정말 잘 맞는 여자와의 이별이 남자들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누누이 이야기한 바. 그들에게 대놓고 "도대체 노하우가 뭐야?"라고 물어보았다.

A양의 대답은 '내숭'이었다. 사실 그녀는 양갓집 규수 같은 이미지에 순수하고 방어심도 많아 보인다. "아무리 남자가 섹스하자고 해도 잘 안 하거든. 뺄 수 있을 때까지 빼는 거지. 그리고 막상 잘 때는 섹스를 싫어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럼에도 뭔가 경험 많지 않은 여자를 안는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을 주려고 하지. 일부러 수동적으로 굴기도 하고 섹스할 때 집중하지 않는 척하기도 해. 다른 생각 하는 척, 별로 좋지 않은 척, 그러면서도 지금 현재는 진심인 척. 이런 스타일의 여자들은 보통 자고 나면 연락도 먼저 하고 미련도 보이고 그러거든. 그런데 나는 그 다음에 딱 연락을 끊어. 그럼 남자들이 '어, 뭐지? 내가 따먹힌 건가?' 하면서 안달 내는 것 같아." 그녀는 전형적으로 남자의 정복욕을 불러일으키는 타입이라고 할 수 있겠다.

B양은 기술로 승부한단다. "난 나랑 잔 남자들이 나와의 섹스를 별로로 기억하는 걸 견딜 수가 없어. 그래서 남자의 판타지를 최대한 충족시켜 주는 편이야. 아, 이 남자가 지금 이런 애무를 원하는구나, 지금은 내가 체위를 바꿔주길 원하는구나, 오럴로 시작하길 원하는구나…… 이런 걸 빨리 판단하고 움직이는 편이지. 게다가 섹스가 후지거나 물건이 부실해도 절대 티내지 않아. 마치 내 인생에서 이렇게 섹스를 잘하는 남자를 처음 만난 것처럼 리액션을 취해주지." 자아 강하고 자존심 센 B양에게는 오르가슴의 기쁨보다 '섹스 잘하는 여자'로 인정받는 게 더 짜릿한 게다.

C양은 무엇보다 C컵 가슴이 큰 장점일 거라고 내가 미리 말했다. "사실 내 가슴이 너무 커서 부담스럽다는 남자들도 많았어. 가슴보다는 내가 정말 섹스를 좋아하기 때문일 것 같아. 흔히 여자들은 감정이 없는 섹스를 못한다고들 하잖아. 그런데 나는 못생겨도, 사랑하지 않아도, 별로 매력적이지 않더라도, 섹스 잘하는 남자면 섹스를 하거든. 내가 하고 싶으면 꼭 해야만 해. 타고나기를 그렇게 타고난 것 같아. 그렇다 보니 실제로 예민해서 잘 느끼고 몸의 반응도 빠른 편이야. 신음 소리도 그렇고, 적극적으로 섹스에 임하는 것도 그렇고, 남자에게 요구하는 것도 분명하고."

그녀들의 말에 나는 열심히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었다. 원하는 대로 상대방에게 마음껏 사랑받으며 섹스 생활을 즐기는 그녀들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한자리에 모인 그녀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당당하게 보인 건 나만의 착각이 아닐 게다. 공부를 잘하든, 일을 잘하든, 연애를 잘하든, 노래를 잘하든 뭐든 '잘하는' 건 중요하다. 인정받고 자부심을 지닌 사람들은 언제나 빛이 난다. 그녀들에게도 반짝반짝 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