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만 있으면 서울 구경 OK
서울처럼 폭이 1킬로미터에 달하는 한강만 한 강을 끼고 있는 거대도시는 찾기 어렵다. 나일 강이 지나는 이집트 카이로, 허드슨 강이 통과하는 미국 뉴욕, 황푸강을 낀 상하이, 갠지스 강이 지나는 인도 콜카타 정도의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이들 도시를 흐르는 강은 길이나 유역면적에서 한강을 훨씬 능가하지만 도시를 지날 때의 강폭은 비슷하다. 도심을 흐르는 폭 1킬로미터 강은 세계적으로도 실로 엄청난 풍경인 것이다. 서울을 위시한 한강 본류와 지류에 나 있는 자전거도로는 인도에 형식적으로 만들어진 ‘무늬만 자전거도로’가 아니라 시원한 강변에 거침없이 뻗어난, 자전거 고속도로망이다. 서울 시내는 한강 본류와 지류 대부분에 자전거도로가 개설되었고, 앞으로도 한강 자전거도로는 더 많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북쪽의 의정부에서 남쪽으로는 수원・오산까지, 서쪽 일산신도시에서 동쪽은 팔당댐까지 수도권 주요 도시가 자전거도로 네트워크에 속속 포함되는 중이다. 이 강변길은 자전거만 있으면 서울과 주변 도시의 명소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여행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강수계 자전거도로망’은 주민들에게는 통근과 레저의 공간이며, 외지인들에게는 한국의 중심지를 두 바퀴로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관광 루트다.
코스안내
1. 난지지구 기점 - 강북 서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한강 본류에서 행주산성(왕복 14km) 가는 길이 가깝다. 행주산성을 지나 농로와 도로를 이용하면 일산까지도 어렵지 않다(왕복 30km). 불광천과 홍제천 코스도 왕복하기 좋고(23km), 동쪽으로 서울숲(왕복 34km)이나 광진교(왕복 48km)까지 다녀오기도 편하다.
2. 뚝섬지구 기점 - 강북 동쪽에 자리해 있어 중랑천을 통해 청계천(왕복 17km)방면으로 가거나 의정부(왕복 62km)로 갈 수 있다. 청계천 시내구간은 개울 옆 산책로로 자전거가 들어갈 수 없지만 개울 위의 도로변 인도를 이용하면 된다. 동쪽으로는 광진교를 거쳐 동구릉(왕복 28km)까지 진출할 수 있다.
3. 여의도지구 기점 - 강남의 서쪽에 있으며, 한강시민공원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고 볼거리도 많다. 서쪽으로 한강 본류를 따라 행주대교를 왕복(30km)하거나 안양천으로 빠져 광명돔경륜장(왕복 39km)과 학의천을 지나 백운호수(왕복 75km)까지 다녀올 수 있다.
4. 잠실지구 기점 - 강남의 동쪽에 있다. 양재천을 거쳐 과천(왕복 30km)으로 가거나 탄천을 따라 분당 방면으로 갈 수 있다(분당 율동공원 왕복 48km). 현재는 신갈까지 자전거길이 나 있지만 이후 수원 광교신도시와 신갈호수, 동탄신도시까지 연장된다. 한편 동쪽으로는 암사동(14km)까지 왕복해도 된다. 암사동~강동대교 구간도 자전거도로가 연결되어, 미사리조정경기장을 거쳐 팔당댐까지 갈 수 있다. 올림픽공원을 거쳐 마천동도 다녀오기 좋다(16km).
5. 추천 코스 - 중랑천~청계천 구간은 도심을 여유롭게 누빌 수 있는 코스로 이색적이다. 행주산성~성산대교 구간은 차분하고 운치 있으며, 학의천은 고상한 분위기가 난다. 뚝섬에서 동구릉 가는 길은 교외코스의 별격(別格)이다.
6. 한강수계 자전거도로망은 크게 7개 코스로 나눌 수 있다. 한강 본류 강남 구간, 강북 구간, 불광천ㆍ홍제천, 중랑천, 안양천, 양재천, 탄천 등이다. 전구간이 강변 둔치여서 언덕이 없고, 길이 빤해 초보자와 어린이, 생활자전거로도 충분히 다닐 수 있다.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를 기준으로 할 때, 출발점은 한강변의 시민공원으로 잡는 것이 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