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흑석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한다. 길 왼쪽 옆 파출소를 지나 좌회전 한 뒤 200m 정도 지나 사거리가 나오면 2시 방향 우회전. 오르막길을 조금 가다 보면 사거리가 또 나오는데 가운데 길로 직진. 또 사거리가 나오면 가운데 길로 직진한다. 오르막길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좁은 골목길 계단 끝까지 올라간다. | |
산동네 골목 계단 끝에서 펼쳐지는 서울 파노라마
서울에서 몇 곳 안 남은 산비탈 마을 좁은 골목길이 흑석동에도 있다. 푸른색으로 칠한 대문은 녹이 슬고 칠이 벗겨졌다. 물결처럼 굴곡진 슬레이트 지붕 끝에는 고드름이 매달렸다. 귀퉁이가 깨진 시멘트 계단 옆집 감나무 가지가 앙상하다. 전신주에 매달린 전깃줄도 늘어져 힘겨워 보이는 산비탈 골목 계단은 어린 시절 추억이 생각나는 길이다. 다리는 팍팍하고 힘들어도 어린 시절 찐돌이 다방구 하며 뛰어 놀던 코흘리개 친구들 얼굴을 떠올리며 골목 계단을 오른다. 마지막 한 계단을 밟고 올라섰다. 지붕 낮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그곳에 서울시에서 선정한 우수 경관 조망 명소 안내판과 함께 긴 나무 의자가 설치 됐다. 안내판 앞에 서면 한강과 남산을 포함한 서울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의자에 짐을 내려놓고 준비해 온 보온 물병을 꺼내 따듯한 물을 따르고 국화차를 우린다. 차 한 잔에 속이 따듯해진다. 풍경이 녹록해 보이고 시간도 느리게 흐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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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서울시에서 우수 경관 조망명소로 선정한 곳이 나온다.
원효대교 부근에서 매년 가을에 열리는 세계불꽃축제를 보기에도 좋은 곳이다.
잔치국수와 산 위의 운동장
우수 경관 조망 명소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른다.(조망 명소를 바라보며 왼쪽으로 난 길) 조금 가다보면 갈래길이 나오는 데 오른쪽 길로 간다. 바로 이어 계단길과 흙길이 나눠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흙길을 따라 간다. 그 길을 가다보면 계단이 나오고 계단을 다 내려서면 바로 우회전 한다. 우회전해서 조금만 가다보면 놀이터가 나오는데 놀이터 바로 앞에 왼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으로 내려가서 왼쪽으로 걸어가면 본동사회복지관 건물 바로 앞을 지나게 된다. 복지관 건물 바로 앞을 지나자마자 좌회전해서 길을 따라가다 보면 골목길 끝에 명진슈퍼가 나온다.
명진슈퍼를 끼고 우회전해서 계단으로 내려가 내리막길로 계속 간다. 거의 다 내려가서 정면에 보이는 슈퍼와 피아노학원 사이 골목길로 들어서면 바로 눈앞에 큰 도로가 보인다. 골목길 끝에서 좌회전 하면 ‘소문난국수’집이 나온다. 명진슈퍼에서 약 280미터 정도 거리인데 내려갔다가 다시 명진슈퍼까지 올라와야 한다.
진한 멸치 육수와 매콤한 맛이 곁들여진 잔치국수에 양념장을 얹어 한 그릇을 ‘뚝딱’ 비운다. 다시 명진슈퍼까지 올라간다.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서 우회전, 옹벽과 아파트 단지 가운데로 난 도로를 따라 간다. 옹벽 아래 인도로 걸어야 한다. 왼쪽 옆에 배드민턴장을 지나서 조금 더 올라가면 왼쪽에 숲으로 빠지는 시멘트길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 가다 보면 흙길과 계단길이 갈라지는 곳이 나오는데 오른쪽 계단길로 오른다. 조그만 운동장을 지나 건물 왼쪽으로 난 길을 올라가면 운동장이 나온다. 농구 골대도 있고 화장실도 있다. 운동장 끝까지 걸어가면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그 계단으로 올라가면 운동기구 몇 개 놓인 공터가 나오고 그 위로 그런 공터가 계속 이어진다. 가장 높은 공터까지 올라가서 나무계단(나무계단이 공터 삼면에 나 있다. 두 개는 몇 계단 안 되고 나머지 하나는 계단길이 굽어지며 길게 나있다. 그 계단으로 가야 한다.)을 따라 계속 내려가다가 길을 만나면 우회전 한다. 조금 더 가다 보면 왼쪽으로 계단이 보이는데 그 쪽으로 내려간다. 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거기서 우회전.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도로가 나온다. 도로를 건너 우회전해서 올라가면 중대후문이 나온다. 후문을 지나 길모퉁이 전봇대를 끼고 좌회전 한 뒤 조금만 가다 보면 길이 왼쪽으로 굽어지는데 그 길 따라 간다. 길 왼쪽에 녹색 철책이 이어진다. 길 가에 정자가 있고 그 아래 나무계단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면 ‘서달산 자연관찰로’ 안내판이 보이고 그 옆 계단으로 올라가면 서달산 오솔길이 시작된다. | |
묘비 앞 붉은 꽃이 하얀 눈밭 위에서 더 붉다.
서달산 오솔길과 현충원
서달산 오솔길로 접어들면서부터 이정표가 잘 돼 있다. 잣나무숲길, 자연학습원, 야생초화원 등을 차례로 지난다. 꽃 피는 계절이라면 야생초화원에 갖은 꽃들이 피어 꽃구경을 실컷 하겠다. 야생초화원을 지나면 터널 위에 설치 된 생태다리를 건너 게 된다. ‘피톤치드체험장’과 ‘현충원’ 이정표만 따라가면 된다. 서달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현충원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현충원으로 가는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겨울이지만 상록수 푸른빛과 숲에서 노래하는 새 소리에 오솔길을 걷는 마음이 밝아진다. 간혹 커다란 바위도 나오고 거대한 뿌리를 드러내고 드러누운 나무도 생소하다. 현충원 담장이 보인다. 담장을 왼쪽에 두고 걷다 보면 성황당 돌탑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는 곳을 지난다. 그곳에서 조금만 더 가서 계단을 올라가면 길 왼쪽에 현충원으로 들어가는 쪽문이 있다. 36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현충원 쪽문으로 들어가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른다. 넓은 흙 길 가에 녹색 철책이 쳐 있다. 중간에 ‘지장사’라는 절이 나왔다. 지장사는 670년에 세워진 절이다. 처음에는 화장사라고 불렀다. 1550년에 중종의 후궁인 창빈 안 씨 묘를 이곳에 두면서 ‘능’이나 ‘원’에 속하여 나라 제사에 쓰는 두부를 만들던 절인 ‘조포사’역할을 했다. 1984년 현충원에 안장된 호국영령을 기원하는 뜻에서 ‘호국지장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지장사에서 약수 한 모금 마신 뒤 내려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간다. 아스팔트길이다. 조금 가다가 보면 현충원 정문으로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 길로 계속 가면 현충원 정문이다. 넓은 묘역에 묘비가 줄을 맞춰 서 있다. 묘비 하나에 꽃 한 다발씩 어김없이 놓였다. 대통령의 묘, 애국지사의 묘비, 한국전쟁에서 죽어간 영령들의 묘비와, 해외 참전 용사의 묘, 이름 없이 죽어간 무명용사, 학도의용군의 영령을 기리는 묘비와 탑까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 현충원. 묘비 앞 붉은 꽃송이가 하얀 눈 밭 위에서 더 붉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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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서 출발, 지하철 4․9호선 동작역 부근 국립현충원 정문(정문으로 나와 오른쪽 40m 정도 거리에 동작역 8번 출구가 있다.)에서 끝나는 코스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가장 편하다. 시내버스는 흑석동 시내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정류장에서 약 180m 거리에 흑석역이 있다. 360, 362, 640, 6411번 등이 있다. 151. 5524. 5517번 버스는 흑석동 종점에서 내려서 약 200~300m 거리에 있는 흑석역을 찾아가면 된다
주변여행지 이 코스가 끝나는 곳인 국립현충원은 봄이면 온갖 꽃들이 만발한다. 특히 수양벚꽃이 피어날 때가 가장 아름답다. 꽃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봄 한 철 넘쳐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들과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호국 영령이 잠들어 있는 곳이니만큼 시끄럽지 않게 차분한 마음으로 돌아봐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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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기 좋은 시기 : 봄과 가을 다 좋지만, 특히 꽃 피는 4월이 가장 좋다.
주소 : 출발지 : 지하철 9호선 흑석역 4번 출구
도착지 : 국립현충원 정문
총 소요시간 : 2시간 10분
총 거리 : 5.9km
준비물 : 전망 좋은 곳, 쉼 터 등에서 마실 차 한 잔은 걷기 여행의 여유 있는 쉼표가 되겠다. 편안한 운동화. | |
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서 시작해서 서달산 국립현충원 쪽문을 통과해 현충원 정문에서 끝나는 약 5.9km 코스다. 산동네 골목길, 차도 옆 등을 걷는 구간도 있지만 도심에서 나무와 숲이 있는 흙길을 걸으며 전망도 구경할 수 있는 길이다. 처음에는 산동네 골목길을 올라야 하지만 그 꼭대기에 전망 좋은 곳이 있어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산동네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점점 서달산 줄기를 향해 간다. 중대후문을 지나 서달산 줄기를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국립현충원을 둘러 싼 서달산 오솔길을 걸어서 현충원 쪽문으로 들어간다. 숲 속 넓은 길을 걸어 내려가면 많은 묘비가 있는 곳을 지나 현충원 정문에 이르게 된다. | |
- 글∙사진 장태동
- 여행기자를 거쳐 2003년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살고 있다. 전국을 걸어 다니며 글 쓰고 사진 찍는다. [서울문학기행],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문화가 살아 있는 서울·경기], [맛 골목 기행 ], [서울 사람들], [대한민국 산책길] 등의 책을 썼다. 이름 없는 들길에서 한 번쯤 만났을 것 같은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