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우이동 솔밭근린공원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10. 18. 10:11

숲은 시대에 따라 그 용도가 다양하게 변화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채집과 착취의 대상이었고, 근현대에 접어들며 푸른 산을 위한 녹화사업이 전국적으로 일어났으며, 1990년대부터는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휴양림’이 대거 들어서게 되었다. 최근에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 덕성여대 맞은편에 위치한 ‘우이동 솔밭근린공원’. 100년생 소나무 1천여 그루가 서울 주택가 한복판에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우이동 솔밭근린공원 지도 보기

마을이 있는 곳에 숲이 있다

조선시대에 우이동은 도성에서 꽤 먼 거리에 위치한 마을이었다. 당시도 ‘우이(牛耳)’라는 이름이 쓰였는데 삼각산의 봉우리가 마치 소의 귀처럼 생긴 것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우이동은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곡을 따라 마을이 이어졌는데 육당 최남선 선생이 만년을 지낸 소원도 이곳에 있고 신라 말기 도선대사가 창건했다는 도선사도 우이동에 위치했다.


우이동의 소나무 숲은 꾸미거나 가꾸지 않았다. 자연 그대로의 숲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의 동쪽에 자리한 3만 4,955㎡의 숲. 특이하게도 이곳은 사유지였다. 따라서 서울의 개발 붐이 이곳까지 이어져 1990년에는 아파트 개발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한 숲을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보존운동을 벌였고, 1997년 서울시와 강북구가 땅을 매입하여 2004년에 솔밭근린공원으로 개장했다.

 

  • 1 천여 그루의 소나무가 있는 주택가의 산림욕장. <(사)생명의숲국민운동>
  • 2 공원 가운데는 광장이 있다. 모임과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주민들의 휴식처로, 문화의 중심지로

솔밭근린공원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평지에 있다는 것이다. 숲을 꾸미는 경우는 바닷가에서 해풍을 막거나 산사태와 같은 자연재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곳은 모양새부터 다르다. 서울 주택가의 한편에 자리했고 숲이 마을을 둘러싼 게 아니라 오히려 주택으로 둘러싸인 숲이다. 보통 경사면이나 언덕에 숲이 꾸며지기 마련인데 이곳은 넓은 평지다.


주택가 한복판에 펼쳐진 넓은 숲. 다소 어색한 풍경이다. 이른 새벽부터 해지고 조명이 켜지는 저녁까지 사람들은 숲을 찾는다. 과일 사러 가는 길에 잠시 들르기도 하고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에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곳에 숲 대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을 상상해보면 정말 끔찍한 일이다. 사람들은 개발의 위협에서 숲을 지켜냈고 이제 숲은 사람들에게 휴식공간으로 보답하고 있다.

 

 

숲에서 시작되는 자연과의 만남

삼각산 동쪽의 우이동은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친근하다. 휴일이면 새벽부터 등산객들이 모여 산을 오른다. 최근에는 ‘자연탐방로’, ‘성곽길’ 등 걷기 위한 길이 서울의 산을 둘러싸고 만들어졌다. 사실 예전부터 있던 길이지만 좀 더 편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 이곳 솔밭근린공원은 산을 찾는 이들이 만나는 곳이다. 여기서 산행과 걷기가 시작되며 봄, 가을이면 문화행사가 열린다. 또한 솔밭근린공원에는 노루오줌, 비비추, 창포, 옥잠화 등 27종의 야생화와 수생식물이 자란다. 소나무 외에도 느티나무, 상수리나무가 있어 아이들의 자연학습에도 좋다.


공원으로 꾸며지면서 숲은 정돈되고 가꿔졌다. 산책로와 의자를 만들어 휴식공간이 생겨났고 곳곳에 시를 담은 푯말을 세워 여유를 느끼게 한다. 울룩불룩 자갈을 깔아 지압길을 만들었고 인라인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광장도 마련했다. 한 바퀴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한 작은 숲이지만 사람과 자연을 잇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도시의 보물이다.

가는 길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120번, 153번, 1218번을 이용해 덕성여대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버스 정류장 바로 옆에서 공원이 시작되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인근 음식점이나 주택의 주차장을 제외하면 별도의 주차시설이 없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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