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서초구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10. 18. 10:12

서울 서초구는 1988년에 강남구에서 분리되어 새롭게 태어났다. 지하철 6개 노선과 함께 버스터미널·화물터미널이 있고 경부고속도로까지 연결된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다. 법원·검찰청으로 대표되는 법조타운과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의 중심 예술의전당도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서초구 지도 보기

역사 속에 숨쉬는 상서로운 땅 이야기

서리풀이 무성했다는 상서로운 땅 서초(瑞草). 서초동 1451번지 일대에는 왕촌(王村)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은 고려가 멸망한 뒤 왕씨가 정착하여 500년 동안 거주해 온 곳이다. 조선 건국 후 왕씨가 멸족을 당하자 태조 이성계의 꿈에 고려 태조 왕건이 나타나 자신의 후손들을 더이상 멸족시키지 말고 보살펴 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이에 이성계가 특명을 내려 왕씨들을 더이상 처형시키지 말고 찾아서 잘 살 수 있게 도와줬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때 왕미라는 사람이 1496년부터 이곳에 정착하였으며, 1950년대까지만 해도 50여 가구의 왕씨 가문이 살고 있었다. 이 일대에는 왕씨뿐 아니라 全(전)씨와 田(전)씨, 玉(옥)씨도 많이 살고 있는데, 고려 멸망 후 일부 왕씨들이 조선왕조의 박해를 피해 ‘王’자와 모양이 비슷한 全(전)씨와 田(전)씨, 玉(옥)씨 등으로 성을 바꾸었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전해진다.

 

서초는 예부터 전국각지로 떠나는 사람들의 여정이 시작되는 곳이자 서울로 들어오는 마지막 관문이었다. 오늘날 지하철 3호선 양재역이 있는 말죽거리(馬粥巨理)는 제주도에서 보낸 말을 한양으로 보내기 전에 이곳에서 손질하고 말죽을 쑤어 먹였기 때문에 마을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 조선 초부터 공무로 여행하는 이들이 타고 온 말에 죽을 끓여 먹이고 자신도 주막에서 여장을 풀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또 다른 설로는 이괄의 난 때 인조가 피난 가는 길에 이곳에 이르러 유생 금이 등이 쑤어 올린 팥죽을 말 위에서 들고 갔기 때문이라는 설과 병자호란 때 주둔했던 청나라 용골대 부대가 남한산성을 공격한 후 교대로 이곳에서 말죽을 쑤어 먹인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 1 빛나는 별처럼 매혹적인 누에다리는 서울의 새로운 야경명소로 자리 잡았다. <서초구청 제공>
  • 2 서초구가 경부고속도로 위에 설치할 덮개공원 조감도. <서초구청 제공>
  • 3 예술의 전당 앞 빛의 거리. <서초구청 제공>
  • 4 서초구에 둥지를 튼 삼성타운 전경. <서초구청 제공>

 

 

북쪽으로 한강, 남쪽으로 청계산과 우면산

서울 한복판에서 만나는 짙은 녹음은 도시민에게 단비와 같다. 서초는 북쪽으로 한강을 끼고 남쪽으로 청계산과 우면산, 한가운데는 서리풀 공원으로 둘러싸인 녹색 풍광을 자랑한다. 한강을 끼고 양재천과 반포천도 함께 있어 산과 물을 두루 갖췄다. 산행길에 따라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청계산은 서울의 대표명산으로 자리 잡았다. 원터골 입구에서 매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볼거리 먹거리 풍부한 청계산 대표 코스. 좀 더 한적한 길을 원한다면 청계골에서 출발해도 좋다. 개나리골 약수터에서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황토맨발길과 천연산림욕장이 펼쳐져 산행의 맛을 더한다. 원터골 입구에서 출발한다면 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와 흐드러진 야생꽃이 반겨준다. 청계산 곳곳에는 산을 찾는 이들이 더 편하게 산을 오를 수 있도록 1891개의 계단목이 설치되었는데 1,658개의 계단목은 주민이 기증했다.

 

소가 졸고 있는 모습이라는 우면산은 계단목이나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편안한 차림으로도 손쉽게 올라갈 수 있다. 우면산 소망탑에서는 북한산까지 서울 전역을, 밤에는 예술의 전당을 중심으로 화려한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우면산 소망탑 전망대는 청계산과 함께 우수경관 조망명소로 선정되었다. 

 

양재천은 가장 성공적인 생태하천 사례로 손꼽힌다. 매년 다양한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학습장과 고향논 모내기, 가을걷이 행사가 진행된다. 널찍한 자전거 도로와 폭신한 조깅코스는 입소문이 자자하다. 흐드러지게 핀 꽃창포와 붓꽃이 발길을 절로 멈추게 해 기어이 사진 한 컷 남기게 된다. 양재천의 화려한 변신은 야외수영장으로 이어진다. 한쪽으로는 양재천이 흐르고 맞은 편에는 시민의 숲이 자리 잡고 있어 자연을 만끽하며 수영할 수 있다.

 

 

누에다리로 서초올레길 이어지다

온전히 걷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올레길이 서초에도 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지하철 2호선 방배역까지 이어주는 3.25Km의 녹색길이 열린 것. 산책로는 한강에서 우면산까지 연결된다. 서래마을과 대법원, 정보사 부지로 둘러싸인 서리풀공원은 54만여㎡에 달해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넓은 녹지공간이다.

 

호젓한 길에 푹 빠져 걷다 보면 반포로로 끊어진 보행길이 아쉬움을 더했다. 이에 서초구는 2009년 서초경찰서 뒤 몽마르뜨공원과 맞은편 서리풀 공원을 이어주는 ‘누에다리’를 설치했다. 맑은 날에는 멀리 북한산, 도봉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한낮의 누에다리도 좋지만, 2,376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총천연색 불빛이 매혹적인 야경에는 눈을 뗄 수 없다. 가장 빛나는 별처럼 매혹적인 누에다리는 서울의 새로운 야경명소로 자리 잡았다. 누에다리를 건너 이어지는 몽마르뜨 공원 입구에서는 독특한 조형물을 발견할 수 있다. 고치 위에 앉은 누에 두 마리가 동그랗게 몸을 구부려 입을 맞추는 모양으로 이름 역시 재미있다. 잠몽(蠶夢). 평균 500개의 알을 낳고 고치 하나에서 1㎞가 넘는 비단실을 뽑는다는 누에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다. 이 조각의 입모양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쓰윽 한번 만지며 저마다의 바람을 빌어보는 것도 좋겠다.

 

 

OK민원센터·조이플라자로 단장된 구청사도 명물

서초구청에 가면 이층 저층 구청사를 오르락 거리며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불친절하고 권위적인 공무원의 태도로 기분이 상할 일은 더욱 없다. 전국 최초로 623종의 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OK민원센터’를 구청 1층에 개설했기 때문이다. 짧게는 1일부터 30일까지 민원처리기간을 단축하고 231종 민원에 대해서는 민원처리 담당공무원이 접수 즉시 인허가증까지 교부 처리해 고객의 구청 방문 횟수를 줄였다. 차별화된 서비스는 민원발급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요일별 전문가 상담, 신생아 무료작명, 결혼중매서비스, 토요민원서비스 등 아이디어 넘치는 행정서비스를 선보여 각양각색 고객의 수요에 걸맞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442종의 민원을 처리하는 e-OK민원센터, 찾아가는 현장민원실은 끊임없이 진화되는 현재진행 OK민원센터를 보여준다.
 
빠르고 친절한 민원서비스가 전부는 아니다. 맛깔나고 깔끔한 점심 한끼를 구내식당 아방세홀(전진·재충전의 의미)에서 해결하고 1층 조이플라자를 돌아보자. 리모델링으로 탁 트인 공간에는 꽃·그림·외국 풍물 전시회가 끊이지 않고 고객을 배려한 휴식공간은 편안한 카페를 떠올린다. 고객과의 소통공간은 구청마당까지 이어져 철제대문은 쉬리가 뛰어노는 연못과 벽천분수로 탈바꿈했다.

 

  • 1 서래마을 프랑스학교 학생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서초구청 제공>  2 서초구청 청사 1층에 자리한 OK민원센터 전경. <서초구청 제공>

 

 

서래마을, 프랑스를 가슴에 품다

블로거들의 단골 아이템 맛집이 가득하고, 아기자기한 노천카페가 프랑스 향취를 만끽할 수 있는 서래마을은 서초구에 위치한 프랑스인 밀집지역이다. 원래 마을 앞의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 하여 서래란 이름이 붙여졌다. 일명 ‘쁘띠 프랑스(작은 프랑스)’, ‘서울 속의 프랑스’ 라고도 불린다. 서래마을 가운데 위치한 서래로는 몇 년 사이에 브런치 카페, 디저트 카페 등 카페문화를 선도하는 서울의 특별한 ‘거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서래마을은 한남동에 있던 서울 프랑스학교가 1985년 옮겨 오면서 학교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프랑스 마을이다. 주한프랑스대사관 직원, 기업주재원 등 국내 거주 프랑스인 중 절반정도가 서래마을에 살고(약 600여 명) 있다. 주택이 많고 북적이지 않아 국내 유명 연예인이나 기업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  각종 표지판에 씌여진 프랑스어, 주택가 사이 오밀조밀 자리잡은 레스토랑, 보도블록에 새겨진 프랑스 삼색국기, 골목 가득 퍼지는 바게트 굽는 향, 작지만 멋스러운 가게간판은 서래마을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다. 서래마을에서 반드시 해봐야 할 것은 산책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파리시내 가장 높은 언덕에 있다는 몽마르트르 공원을 서래마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원래 배수지였던 곳을 주민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바꾸고 몽마르트르 공원이라 이름 붙였다. 몽마르트르 공원에서 내려다보는 서래마을 전경과 한강 너머 스카이라인은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 중 하나. 서래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널찍한 서리풀 공원도 발길을 붙잡는다. 외국인을 위한 주민센터인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는 한국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사랑방 역할을 대신한다. 체육대회, 한·불음악축제, 가장행렬 퍼레이드, 명절행사 등을 통해 두 개의 문화가 어색한 듯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곳 역시 서래마을이다.

 

반포대교 무지개 분수의 야경이 눈부시다. <서초구청 제공>

 

 

문화, 법조, 기업... 메카의 전당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인 예술의 전당을 비롯해 국립국악원·한전아트센터·서울교육문화회관·국립중앙도서관·디지털도서관 등이 서초에 자리 잡고 있다. 1984년 완공된 예술의 전당은 갓모양의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한옥의 처마와 부채 등 전통미가 살아있는 음악당·서예관·미술관이 모여 있다. 예술의 전당 입구에서 서초역 입구 사거리까지 클래식 악기 전문 상점 80여 개가 모여 있는 서초동 악기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서초동하면 법조계가 바로 연상되지만 자리를 잡은 것은 20년도 채 안된 일이다. 1989년 서울형사지방법원을 시작으로 1995년 대검찰청·대법원의 이전을 마지막으로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법원·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이 들어서면서 서초동 법조타운 시대를 열었다. 법원단지가 들어서기 전에는 꽃마을비닐하우스촌이 널찍하게 자리 잡아 꽃마을이라 불리기도 했다.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가정법원은 2012년 서초구 양재동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대기업도 끊임없이 서초구로 모여 들고 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글로벌 기업 삼성이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 본사를 서초동으로 이주해 강남역 일대 삼성타운을 형성했다. LG전자도 양재인터체인지 근처, 경부고속도로 관문에 지상 25층 규모의 R&D센터를 설립해 2009년 연구인력 3,000여 명이 들어왔다. 2000년 양재동에 둥지를 튼 현대·기아 자동차는 본사 이전 후 급격하게 성장했다. 주요 기업들이 서초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좋은 주거·자연환경·편리한 교통뿐 아니라 구청의 적극적 지원과 서초구라는 좋은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라고 기업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크고 작은 기업의 서초를 향한 러브콜은 끊이지 않고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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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서울 어느 곳이나 전국 방방곳곳 어디에도 연결되는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다. 2·3·4·7·9·신분당선 등 6개 노선의 지하철이 서초구를 통과하며 29개 역사가 위치해 있다. 지하철 3·7·9호선이 통하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경부선과 영동선을, 센트럴시티에서 호남선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남부터미널에서도 전국 각지로 버스가 운행된다. 차원 다른 민원서비스와 달라진 구청사를 느껴보고 싶다면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양재역에 하차, 8번 출구로 나오면 구청으로 바로 연결된다.

 

서래마을은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 5번 출구로 나와 육교를 지나 골목길로 들어가면 된다. 걸어서 10분 거리다. 누에다리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 6·7번 출구로 나와 6~7분 정도 걸어가면 서초경찰서 바로 옆 반포로 상공에 누에다리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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