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취미생활 여행

부산 사하구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2. 11. 22:08

 

부산 사하구는 몰라도 낙동강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와 ‘다대포해수욕장’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낙동강 하구 주변 갯벌에는 수천종에 이르는 수생생물이 서식한다. 습지는 수많은 철새들이 계절을 따라 휴식을 취하러 찾아오는 동식물의 낙원이다. 아쉽게도 1980년대 이후 각종 개발과 최근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라는 명성은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다대포는 1980년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지금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록페스티벌이 열리는 록축제의 장소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군사의 요충지, 물류의 고장

사하(沙下)는 낙동강 입구에 자리잡고 있어 오랜 기간 군사의 요충지였다. 또한 물류의 기지였다. 삼국사기에는 다대포에 왜인이 침범해 물리쳤다는 기록이 여러차례 나온다. 왜적의 침입이 잦아 조선시대에는 정삼품의 당상관을 첨사로 임명할 정도였다. 그러나 승전보다는 쓰라린 패전의 아픔을 남긴 곳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때 일본군은 부산진성을 함락시킨 뒤 곧바로 서평포(현 사하구 구평동)와 다대포(현 다대동)를 함락시켰다. 이 때 다대포첨사 윤흥신이 적과 싸우다가 전사했다고 유성룡의 ‘징비록’은 전하고 있다.

 

현재 다대동 주공아파트 입구에는 1766년 영조 때 윤흥신 등을 추모하기 위해 설치한 제단인 ‘윤공단’이 남아있고, 부산시는 1990년대 중반 윤흥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부산 동구 초량동의 경향신문사 영남취재본부 옆에 석조상을 세웠다.

 

다대포는 83년 무장공비가 반잠수정을 타고 침투, 국군과 교전을 벌이기도 한 분단의 아픔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북한 응원단 300여명이 ‘만경봉-92호’를 타고 다대포항에 정박하면서 다대포는 남북 화합의 장소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단동(下端洞)은 서쪽으로는 낙동강이 흐르고, 강 건너 강서구 명지동과 마주 보고 있는 곳으로 1300리 낙동강의 끝자락이란 의미다. 부산항 개항(1876년) 당시 하단포는 부산으로 들어오는 모든 물자가 모이고, 이곳에서 다시 낙동강을 이용해 내륙으로 물자를 운반하는 상업의 요지였다. 당시 상인들은 명지에서 생산하는 소금을 싣고 삼랑진, 왜관, 상주로 드나들며 나락과 교환했다. 하단포에는 나락을 사들여 도정하는 객주업이 자연스럽게 발달했다. 소금과 곡식 더미가 곳곳에 쌓여 있을 정도로 풍요로운 곳이었다. 1892년 7월 처음으로 기계 시설을 갖춘 부산정미소가 생기면서 낙동강 유역과 김해평야의 나락이 하단포의 정미소로 모두 들어갔고 일부는 일본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19세기 후반 하단은 물류의 요충지이자 무역기지였다.

 

  • 1 1300리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 바다 한 가운데 거대한 모래톱이 형성돼 있다. <부산 사하구 제공>
  • 2 몰운대는 낙동강 하구의 가장 남쪽에서 바다와 맞닿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부산 사하구 제공>
  • 3 조성중인 을숙도생태공원.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둔치를 정비하는 사업이 진행중이다. <부산 사하구 제공>
  • 4 몰운대 전망대. 안개와 구름에 잠겨서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몰운대(沒雲臺)라는 이름이 붙었다. <부산 사하구 제공>
  • 5 부산 사하구 당리동 뒷쪽에 위치한 496m의 승학산. 억새군락이 유명하다. <부산 사하구 제공>

 

 

새들의 천국, 철새도래지

을숙도(乙淑島)는 낙동강 하구에 토사가 퇴적돼 형성된 하중도(河中島). ‘새가 많고 물 맑은 섬’이라는데서 이름이 유래됐다. 을숙도는 갈대와 수초가 무성하고 어패류가 풍부해 철새가 집단으로 거쳐가는 곳. 봄과 가을에는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도요새와 물떼새류가 쉬어가고, 겨울에는 낙동강 하류의 삼각주가 얼지 않아 재두루미, 저어새, 제비물테새, 넙적부리도요 등 희귀한 새들을 볼 수 있다.

 

1966년 을숙도 일대가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됐으나 1987년 낙동강 하굿둑이 완공되고 섬 전체가 공원화되면서 갈대밭이 훼손되고 철새가 줄어드는 등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보호·보존의 목소리는 각종 개발논리에 밀리고 철새도래지는 점점 축소되고 있다.

 

현재 을숙도 하단부에는 을숙도철새공원과 낙동강하구에코센터가 설치돼 생태교육장소로 활용되고 있으며, 을숙도 상단부에는 을숙도문화회관, 낙동강홍수통제소, 물문화관, 하굿둑전망대, 체육공원, 야외조각공원이 조성돼 시민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곳곳이 절경과 명소, 시민의 휴식터

사하구는 천혜의 절경이 많기로 유명한 곳. 그 중 하나가 몰운대(沒雲臺)다. 부산의 3대(臺)라 하면 태종대, 해운대, 몰운대다. 해발 78m의 몰운대는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가운데 바다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천혜의 명승. 낙동강 하구에 안개와 구름이 끼는 날이면 그 안개와 구름에 잠겨서 보이지 않는다는 시화적(詩畵的)인 이름이 지금의 이름이 됐다. 오래 전 몰운대는 섬이었다. 현재는 육지와 이어져 있으나 다대포 서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이었다. 1763년 조선통신사 조엄이 ‘해사일기’에서 해운대와 몰운대의 경치를 비교한 뒤 ‘몰운대는 신라 이전에는 조그마한 섬으로 고요하고 조용한 가운데 아름다워 아리따운 여자가 꽃속에서 치장을 한 것 같다’고 적고 있다.

 

다대포 역시 빼어난 명소다. 다대포해수욕장은 낙동강에서 흘러나온 토사가 퇴적돼 생긴 해수욕장. 길이 900m, 폭 100m의 넓은 백사장과 비교적 완만한 수심으로 어린이들이 뛰어 놀기 딱 좋은 곳이다.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여름철 가족단위 알뜰 피서지로 인기가 높고 해마다 8월이면 부산국제 록페스티발, 청소년 해변한마당 등이 펼쳐져 여름 바다가 축제의 열기로 가득하다. 12월에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다대포 해넘이축제와 정월대보름날 달집태우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사하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승학산(乘鶴山)이다. 해발 496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부산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산으로 당리동의 뒷산이다. 흔히 ‘동아대 뒷산’으로 불린다. 승학산은 고려말 무학대사가 전국을 두루 돌아다니며 산세를 살폈는데 이곳을 오니 산세가 준엄하고 기세가 높아 마치 학이 나는 듯하다 하여 승학산이란 이름을 붙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이곳은 억새가 아름답기로 이름이 나 있다. 억새군락은 승학산 동쪽 제석골에 있다. 수만평에 이르는 억새밭이다. 바람 따라 일렁이는 대장관은 전국의 어느 억새명산 못지않다. 정상에 이르는 등산 코스는 부산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주말마다 부산시민이 즐겨찾는 등산로다.

 

 

도시재생으로 거듭나는 ‘부산의 마추픽추’, 감천동 문화마을

사하구 감천2동은 과거로 시간을 돌리는 곳이다. 감천2동 산동네는 1950년대에 8도에서 모인 사람들이 따뜻한 인정을 그대로 간직하며 살고 있는 마을. 파랑, 하늘색, 분홍, 노랑 등 형형색색의 페인트가 벽마다 곱게 칠해져 있는 직사각형 집들이 비탈면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하늘(공중)도시 마추픽추’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고지대에 계단식으로 형성된 피란 도시란 점에서 ‘한국의 산토리니’,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린다.

 

현재 예술창작단체인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가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라는 프로젝트로 이곳을 아름다운 미술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무지개 꿈으로 그려낸 우리 마을’이라는 주제로 산동네를 살린다는 문화전략이다. 빈집을 ‘빛의 집’, ‘어둠의 집’, ‘평화의 집’, ‘사진갤러리’, ‘북 카페’라는 예술창작공간으로 꾸미고 전망대 ‘하늘마루’를 만들어 문화마을로 새단장했다. 빈집을 찾아가는 골목길에 예술작품을 설치해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을 들도록 만들었다. 흉물처럼 남아있는 300여채의 빈집을 창작 스튜디오 같은 예술인촌으로 활용하자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단순 재개발이 아닌 지역성을 살리는 보존과 재생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연말 액운을 털어내는 곳

다대포해수욕장은 매년 8월이면 젊음의 열기로 가득 찬다. 2000년부터 시작한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은 대한민국의 대표 음악축제. ‘바다, 젊음, 사랑’을 슬로건으로 다대포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꿈의 낙조분수’를 배경으로 진행되며 매일매일 새로운 록의 무대가 펼쳐진다. 세계적인 수준의 국내·외 록뮤지션과 열혈 록마니아들이 만들어내는 열광적인 분위기는 ‘다대포=록페스티벌’이란 등식을 만들고 있다.

 

또 해마다 12월31일이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밀몰 명소인 다대포해수욕장에서 ‘해넘이 축제’가 펼쳐진다. 일몰을 감상한 뒤 한 해의 모든 액운을 날려 버리고 희망찬 새해의 소망을 담아 쏘아 올리는 불꽃이 장관을 이룬다. 이밖에 다대포어항축제, 강변음악회, 청소년바다축제, 부산국제연날리기대회, 국제카이트보딩대회, 전국윈드서핑대회 등이 해마다 열리고 있다. 

 

 

사하구는 아름다운 일몰과 노을을 볼 수 있는 곳

노을정은 낙동강 강변대로의 잘 닦여진 산책코스를 따라 걷다가 다대포 해수욕장에 이르기 전 주변 경관을 조망하며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곳으로 천혜의 해상, 자연과 해수욕장이 연계된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탁 트인 바닷가의 황금빛 노을은 한 폭의 그림 같아 저녁시간 연인, 가족단위의 시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는 다대동 무지개공단 기계2단지에 입주해 있는 건설물 폐기물처리 전문업체에 둥지를 튼 예술가들의 이색 창작공간. 2600여㎡(818평)에 창작스튜디오, 공방, 전시공간, 숙소 등을 갖춘 곳으로 예술가들이 입주해 창작활동을 펼치고 기획전시회도 열고 있다.

 

통일아시아드공원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북한의 응원단을 태우고 온 만경봉호가 닻을 내려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다대2동 국제여객 부두 앞에 당시의 감동을 되새기고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조성한 기념공원. 성화를 형상화한 높이 10m의 빛 기념물과 만남의 벽, 바닥분수 등이 있어 도심 속 시민휴식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꿈의 낙조분수’는 다대포해수욕장 진입장에 꾸민 둘레 180m의 분수대로 55m 높이까지 물이 올라간다. 3~11월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따라 계절별로 특화된 분수의 공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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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부산지하철 1호선을 타고 당리역에서 내리면 사하구청이다.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한다면 을숙도(물문화관, 에코센터, 생태공원)~낙동강하구둑~강변대로~노을정~다대포해수욕장~몰운대를 돌면 좋다.

 

기타정보/ 추천관광코스
4시간 코스; 을숙도(물문화관, 에코센터)~다대포해수욕장(꿈의 낙조분수)
6시간 코스; 을숙도조각공원~물문화관~낙동강 하구둑 전망대~을숙도(에코센터, 생태공원)~강변대로~아미산전망대~노을정~몰운대 (자갈마당, 다대포객사)~다대포 해수욕장(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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