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김지현의 에로틱 칵테일

(16) 남자들이 직업여성을 좋아하는 이유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2. 19. 18:46

(16) 남자들이 직업여성을 좋아하는 이유

"결국 아내랑 헤어지기로 했다." 선배가 말했다. 룸살롱 직업여성과 2차 나간 걸 들키고 4년 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그걸 어쩌다 들켰냐, 거래처 접대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핑계를 대라, 와이프의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이야기를 해봐라…. 그를 위로하면서도 사실 잘 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가 룸살롱에 간 건 이번만이 아니었다. 신혼 때부터 안마방, 룸살롱을 주기적으로 다니곤 했다. 새로운 여자랑 '하고' 싶은 욕구, 통제할 수 없는 욕구를 지닌 남자라는 특성,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등등 다양한 핑계를 댔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섹스' 자체였다.

"와이프에게는 다양한 시도를 못 한단 말야." 그가 처음 그렇게 말했을 때는 "왜 못 해? 알 것 다 아는 와이프가 더 편하지!"라고 대답했던 나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다양한 시도'가 오럴, 후배위, 여성상위 체위 등 아주 상식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오히려 그가 불쌍해졌다. 그의 경우 업소만 애용했을 뿐, 실제로 감정 섞인 바람을 피우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었다.

그런데 이런 남자들, 생각보다 많다. 여자친구에게 후배위를 시도했다가 "자기 변태야?"라는 소리를 듣고 난 뒤 잔뜩 겁먹고 소심해져서 섹스에 상당히 적극적인 회사 후배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 남자도 있었다.

"왜 남자들이 안마시술소 같은 업소를 선호하냐면, 직업여성들은 나름대로 기술을 배우거든. 포르노 본 적 있지? 핥아주고 빨아주고… 그런 류의 '서비스'라고 명명되는 행위들을 해줘." 또 다른 유부남이 말했다. "직업여성들이 해주는 것의 절반만 해줘도 맨날 와이프를 업고 다니겠다."

물론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우고 취미 삼아 업소를 다니는 남자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는 나의 지인들은 법 한 번 어긴 적 없는 도덕심과 약간의 소심함을 지닌 아주 평범한 삼십대 남자들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섹스를 잘 '못'해서 내 남자가 다른 여자랑 잔다면 정말 죽고 싶을 것 같다. 나와 섹스하면서 속으로는 '이 여자와는 역시 여기까지밖에 못 해.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남자와 평생 살 부대끼면서 살고 싶지도 않다.

바람피운 남자들을 용서하라는 뜻이 아니다. 섹스하면서 자존심 상하고 싶지 않은 남자들, '정숙'한 내 여자에게 '이 남자 어디서 좀 놀았던 거 아냐?'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싶지 않은 남자들, 자유롭고 즐겁게 섹스하고 싶은 남자들의 심리를 조금은 이해해 보자는 거다. 당장 내 남자친구 혹은 남편과 야동을 함께 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남자와 함께 키득거리면서 야한 이야기하는 것,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