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김지현의 에로틱 칵테일

(24) 섹스를 잘하는 여자란?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2. 19. 19:00

(24) 섹스를 잘하는 여자란?

 

오래 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다. 섹스를 잘하는 여자란 '어떤' 여자일까? 우리가 섹스를 잘하는 남자를 말할 때는 물건(?)이 아주 실하거나 애무 기술이 끝내주거나 힘이 좋거나 허리를 잘 쓰고

 

 

스피드 조절을 잘하거나 다양한 체위를

 

 

소화하거나……. 이런 기준을 들이대는데, 여자들의 경우 딱히 '잘한다'는 기준이 없는 거다. 함부로 섹스 이야기를 하지 않는 여자들도 이렇게 남자들의 섹스 기술을 평가하는데, 하물며 남자들이 여자들의 섹스 기술에 대해 따지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런데 정작 애인들에게 물으면 "여자가 다 비슷비슷하지 뭐. 얼마나 적극적으로 섹스에 임하느냐가 그 기준이 되는 것 같아" 식으로 대답하니, 나는 항상 뒤가 구리고 찜찜했던 것이다.

 이 오래된 궁금증은 유난히 야한 이야기가 오가던 한 술자리에서 풀렸다. 정작 이야기가 나오자 남자들은 자신들의 여자 경험을 통틀어 정말 섹스 잘하는 여자에 대한 은밀한 경험담을 털어놓았는데……. 남자들은 여자와 섹스하면 웬만하면 다 좋아한다, 사정할 때 느낌은 어떤 여자나 다 비슷비슷하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여자가 위에서 할 때 사정까지 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지? 근데 허리 돌리는 게 예술인 여자들이 있어. 각도 잘 맞추고 적절히 비벼주고 뺄 때 확실히 빼주고. 거기에 손은 손대로 애무할 거 다 챙겨서 해주는데… 정말 뿅가지.

 오럴을 특별히 잘하는 여자가 정말 섹스를 잘하는 여자라고 봐. 그냥 혀로 핥고 몇 번 넣다 뺐다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착착 감기게 하는 여자. 제대로 된 오럴은 어설픈 삽입보다 훨씬 나아.

 나는 정상 체위를 선호하는데 여자들의 '거기'가 다 비슷비슷하다는 건 거짓말이야. 특별히 잘 하는 여자가 있어. 내 걸 꽉 잡아주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럴 때는 사정 시기가 조절 안 될 정도로 흥분되지.

 평생 잊을 수 없는 여자가 하나 있는데, 신음 소리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어. 뭐라 표현하기는 힘든데 그녀의 그 독특하고 강렬한 소리가 뇌리에 박혀서 헤어지고 난 뒤에도 그녀 생각만 하면 흥분되고 그랬어. 사실 남자들은 리액션 강한 여자들을 선호하지. 시각과

 

 

청각에 약하다고 하잖아. 내가 움직일 때마다 변하는 여자들의 표정과 소리. 흥분 잘하고 오르

 

 

가슴 잘 느끼는 여자. 난 그런 여자가 좋아.

 "맞아, 맞아" 마지막 남자의 이야기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남자들이 박수를 치며 공감했다.

 아, 그렇구나.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이 남자들이 섹스 잘하는 '그녀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눈빛이 아련하고

 

 

목소리는 내리깔리며 잔뜩 그리움에 젖더라는 것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그렇게 추억될 수 있는, 뭔가 특징 있는 섹스 기술을 갖고 있던가? 안 되겠다, 아무래도 앞으로는 좀더 섹스에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이왕 하는 김에 '잘하면'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