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김지현의 에로틱 칵테일

(42) 남자 바람은 '과도한 칭찬' 때문?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2. 19. 20:19

(42) 남자 바람은 '과도한 칭찬' 때문?

 

아는 언니와의 술자리. 새로 생긴 애인 칭찬에 침이 마를 정도였다. "성격 좋고 몸매 착하고, 무엇보다 섹스가 장난이 아니야. 그 동안 여러 남자랑 자봤지만 이렇게 '물건' 착한 남자도 처음이다. 굵기와 길이가 모두 완벽한 것 같아!"

그녀를 보니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스럽기도 했다. 간만에 즐거운 밤들을 보내고 있는 그녀의 들뜬 마음은 잘 알겠지만 혹여 남자친구에게도 우리에게 한 것처럼 똑같이 말할까봐서다.

남자가 '바람을 피워서' 이별한 적이 있다. 정말 열렬히 사랑했던 남자였다. 하룻밤 바람을 우연히 알아챈 날, 울면서 그에게 물었다. "왜 그랬니? 도대체 왜 그랬니?"

그가 다른 여자와 잔 이유는 사랑이 식어서도 아니요, 그녀가 예쁘고 섹시해서도 아니요, 나에게 부족함을 느껴서도 아니었다. 바로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와의 섹스는 완벽했지만 처음부터 그가 섹스를 잘한 건 아니었다. 그의 인생에서 내가 두 번째 여자였으니 오히려 미숙한 편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와의 섹스는 정확히 '일취월장'이었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뛰어난 데다 내 몸에 맞춘 듯이 딱 맞는 페니스, 거기에 내가 흥분하는 지점을 정확히 캐치하는 센스를 갖춘 그는 내 몸에 적극적으로 적응해갔고, 어느 날부터 나는 그와 섹스하면서 매번 오르가슴을 느꼈다.

나는 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네 섹스는 정말 최고야. 이렇게까지 섹스를 잘하는 남자는 처음 봤어. 너는 여자를 만족시킬 줄 알아." "왜 그래, 됐어" 하며 말을 돌리던 그 남자의 모습이 귀여워서 더더욱 그를 칭찬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문득 생각했단다. "내가 정말 그렇게 잘하나? 연인이니까 그렇게 느끼는 거 아닐까? 다른 여자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결국 그 호기심 때문에 그는 다른 여자와 잤고, 그리고 나와 이별했다. 단 하룻밤이었다. "용서해달라"고 매달리는 그를 차갑게 밀어내면서 나는 다짐했다. 다시는 남자의 섹스에 대해서 찬탄하고 칭찬하지 말아야지.

나도 칭찬을 좋아한다. '몸이 예쁘다, 살결이 부드럽다' 이런 말들을 들으면 흐뭇하다 못해 짜릿하기도 하다. 하물며 섹스 능력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남자들에게 '섹스를 잘한다'는 칭찬은 얼마나 황홀하고 뿌듯하랴.

과도한 칭찬은 '바람'을 부른다. '이렇게 칭찬해주는 이 여자에게 잘해야지'라고 평생 생각할 남자는 많지 않다. 남자들은 정말 그런지 확인하고 싶어하고,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며, 어디 가서 과시하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다른 여자한테 가서 놀라운 섹스 실력을 자랑할 그 남자를 붙들어두기 위해서 칭찬은 좀 자제하는 게 낫다. 언니가 그를 잘 세뇌시켰으면 좋겠다. "잘하긴 하지만, 당신은 나하고 할 때만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