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김지현의 에로틱 칵테일

(55) 오르가슴없는 섹스는 몸대주는 것일뿐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2. 20. 21:25

(55) 오르가슴없는 섹스는 몸대주는 것일뿐

 

서른 살 가까이 되도록 아직 경험이 없습니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그럴 때마다 제가 너무 아파해서 삽입을 할 수가 없었어요. 굳이 섹스를 하기 싫어하는 건 아니고요. 최근에 사귀는 사람이 생겼는데 이 사람과 여러 번 시도를 했는데 모두 실패했어요. 저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 돼요. < 1324gg님>

내 주변에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 처음에는 "이런 천연기념물 같으니라구. 이왕 그렇게 된 거 끝까지 잘 간수했다가 시집가서 남편에게 평생 사랑받아라"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는데 몇 년간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바람나서 떠나가고 나자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녀의 경우 섹스를 하려고 하면 온몸이 경직되고 질 입구가 오그라든다고 했다. 키스를 할 때는 기분도 좋고 애무에도 흥분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만 이르면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자친구가 한숨 쉬고 돌아눕는 것을 보는 것도 한두 번이지, 심지어 남자친구에게 "이러려면 아예 키스도 하지 말자"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첫 경험 때는 누구나 그래, 나도 첫 경험 이후에 너무 아파서 며칠 동안 의자에도 못 앉았다구. 너무 겁내지 말고 편하게 생각해. 인생 선배로서 우리야 쉽게 이야기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되랴. 나는 그녀에게 혼자 하는 법을 먼저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남자들이야 일상적으로 마스터베이션을 하겠지만 자위를 하는 여자들은 통계적으로 50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정확한 통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주변에서도 "어머, 어떻게 자위를 해"라고 말하는 여자들이 꽤 있는 걸 보면 거짓은 아닌 듯하다.

로맨틱하면서도 에로틱한 영화를 보며 기분이 묘해지고 살짝 아랫도리가 젖어보지 않은 여자는 없을 것이다. 바로 그 순간이 자위하기에 적절할 순간이다. 손을 이용할 수도 있고, 샤워기를 이용한다는 여자도 있고, 인터넷으로 구입한 전문 기구를 사용한다는 여자도 있다.

여자들에게도 자위는 꼭 필요하다. 내 오르가슴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나를 자극시킬 수 있는 지점이 어딘지, 무엇이 나를 더 흥분시키는지 알면 굿섹스를 하기 더 쉬워진다.

기분 좋은 자극에 익숙해지면 내 몸은 그 자극을 좇아서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된다. 오르가슴을 아는 여자들은 섹스에 있어서도 남자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맞춰주는 대신 능동적인 섹스를 할 수 있다. "글쎄요, 오르가슴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인이 좋아하는 걸 보면 나도 좋아요." 많은 여자들이 이렇게 말한다. 그건 섹스가 아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내 몸을 대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자위가 남자와의 섹스보다 오르가슴을 느끼기 훨씬 쉽다. 내가 원하는 지점을 콕 집어 자극할 수 있으니 오르가슴만을 취하기에는 밋밋한 섹스보다 자위가 훨씬 낫다. 오르가슴에 먼저 익숙해지면 섹스는 두려운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오르가슴을 나눌 수 있는 섹시한 경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