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김지현의 에로틱 칵테일

(87) 연하남의 파워+연상녀의 테크닉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2. 21. 18:45

(87) 연하남의 파워+연상녀의 테크닉

친구에게 연하의 애인이 생겼다. 한두 살 연하야 나도 꽤 만나봤지만 그녀의 애인은 무려 다섯 살이나 어리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나이에 비해 동안이요, 꽤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이요, 성격 모난 데 없고, 인기도 많은 매력녀로 진작부터 어린 남자를 애인으로 둘 만하다. 그럼에도 대놓고 "어린 남자는 철도 없고, 돈도 많이 들어서 싫어~" 했던 그녀. 도대체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겨서 잔뜩 어린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것일까.

"사실 몇 개월 전부터 쫓아다니던 남자애였는데, 어쩌다 보니 하룻밤 같이 보내게 됐지 뭐야. 그런데 확실히 젊은 게 좋긴 좋더라."

골자는 역시 섹스다. 우리 나이에 만날 수 있는 남자들이야 삼십대 중반이나 후반. 한때 여자와 단둘이 있을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며 시시때때로 만지고 싶어하고 껴안고 싶어하던 혈기왕성한 그들은 어디로 갔는지, 최근 만난 남자들은 하나같이 너무 점잖다. '오늘밤 함께 있고 싶다'는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번 들으면 고마울 정도다. 그나마 모텔에 가도 밤에 한 번, 어쩌다가 선물 같은 모닝 섹스 한 번. 심지어 한참 애무를 하다가 곯아떨어진 남자도 있었고, 한참 열 오른 와중에 갑자기 풀이 죽어버린 남자도 있단다.

그런데 확실히 20대 남자는 다르더라는 것이다. "섹스하느라 밤을 지새운 게 내 나이 스물다섯 살 때 이후로 처음이다, 야" 하더니 '시간도 길다, 체력도 좋다, 물건도 좋다, 애무도 건강하다, 지치지도 않는다' 내내 자랑이다. 아직 일상에 체력이 소진되지 않은 젊은 남자의 성적 매력이 그녀를 매혹시킨 것이다.

'그럼 친구의 애인은 그녀의 성욕에 이용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려는 차에, 세 살 연상의 누님과 3년째 사귀고 있는 동기 남자애가 한 말이 떠올랐다. "연상이랑 섹스를 해보면 어린 여자애들과 하기 힘들지. 남자들은 섹스할 때 여자를 리드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시달리거든. 잘해야 하고, 만족시켜야 하고. 그런데 연상과의 섹스는 특별히 리드할 것 없이 자연스럽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알아서 잘 하니까. 그리고 연상은 정말 남자를 잘 알아, 어느 순간 내가 뭘 원하는지 어떤 애무와 행동을 원하는지를 잘 캐치하고 그걸 배려해주니까 섹스가 무척 만족스럽지. 이게 연상만의 테크닉이야."

어찌 그게 단순히 그게 여자의 나이가 많고 적음의 문제랴. 하지만 나이와 섹스 경험이 비례한다고 가정한다면 확실히 남자에게 연상의 여자들이 성적으로 매력적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겠다.

연상녀에게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육체의 열정을 환기시키고 연하남에게는 농익은 관능과 색다른 쾌락을 선사할 수 있다니, 연상녀 연하남 커플이 왜 요새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지 이해가 될 것도 같다.

한 남자를 100일 이상 만나지 못하는 내 친구도 이번 연애는 꽤 오랫동안 즐길 거라는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