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긴장없는 추격,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2011. 2. 23. 21:44

 

긴장없는 추격,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한국영화가 힘겹게 싸우야할 대상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부쩍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미드, 즉 미국 드라마와도 결전을 치러야 한다. 그런 이유로 극장가에서 흥행성적으로 미국 영화를 앞질렀다한들 기뻐할 일도 아니다. 진정한 승부는 관객이 승리를 인정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미드에 익숙해진, 아니 미드로 안목이 높아진 관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어야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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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 차승원 주연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추리 드라마다. 범죄집단과 그들을 쫓는 형사의 대결이 그려지는 수사물이다. 자, 어떤 영화가 떠오르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일반적인 경우라면 분명 CSI 시리즈가 먼저 생각날 것이다. 라스베가스의 그리섬 반장이나 마이애미의 호사리오, 또는 뉴욕의 맥 테일러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오늘날 수사물을 대표하는 캐릭터는 바로 그들이다. 물량으로 퍼붇는 미드의 역효과라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그로인해 관객의 눈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재앙은 불을 보듯 뻔하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한석규와 차승원이라는 유명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운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도 이런 점을 잊지 말았어야 했다. 고도의 지능범을 내세우거나 치밀한 수사전개 과정을 보여주거나 하는 둘 중의 하나는 영화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영화는 지나치게 스타 두 사람에게만 의존했다. 그러다보니 내용의 긴장은 없었고 그저 평면적으로 흘러갈 뿐이었다. 긴장없는 영화는 지루하기 마련이다.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에도 긴장구조는 필수적 요소로 작용하는 법인데 하물며 수사물에는 말해 무엇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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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백반장이 쫓는 실체에 대해 전혀 긴장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약올라 미칠듯한 심정도 영화 속 인물의 몫일 뿐이다. 관객에게는 아무런 감정도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차승원이 치밀한 계획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고도의 지능범도 아니었고 한석규도 그리섬처럼 증거를 바탕으로 수사하는 맞수도 아니었다. 그저 MBA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능범으로 대접해주고 오랜기간 형사생활을 해왔다는 이유만으로 그에 대항하는 수사반장으로 대접해줄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었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미드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미국드라마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탓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그것을 역효과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관객들의 높아진 수준과 향상된 안목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어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 영화의 불황을 타파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차승원의 매력을 마음껏 보여주었던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하지만 한국 영화의 하향평준화를 목격한듯 씁쓸하기만 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범죄, 액션, 스릴러 | 한국 | 101 분 | 개봉 2008.07.30
감독 : 곽경택, 안권태 / 주연 : 한석규(백성찬), 차승원(안현민
)


 

  •  

     

     

  • 저는 아쉽게도 이 영화를 보러 갔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보지 못하고 다음에도 역시 시간이 잘 맞지 않고

    제가 잘 가는 극장에서는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일찍 종영하는 바람에 결국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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